따뜻한 봄바람에 서두른 운동, 관절 부상 주의해야... 단계적 적응 필수 [구자승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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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바람에 서두른 운동, 관절 부상 주의해야... 단계적 적응 필수 [구자승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3-03 15:09

[Hinews 하이뉴스] 겨울내 움츠러들었던 대지에 온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야외로 나서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따뜻해진 날씨는 사람들의 활동 욕구를 자극하고, 미뤄왔던 다이어트나 건강 관리를 위해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갑작스럽게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독이 돼 병원을 찾는 경우 또한 이 시기에 집중된다. 겨울내 활동량이 적어 유연성이 떨어진 근육과 관절에 갑작스러운 부하가 걸리면서 발생하는 부상은 봄철 건강 관리의 가장 큰 복병이다.

봄철 운동 부상이 잦은 이유는 우리 몸의 생체 리듬과 관련이 깊다. 겨울 동안 낮은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의 근육과 관절은 수축된 상태를 유지하며 가동 범위가 좁아져 있다. 혈액순환 또한 원활하지 않아 주변 조직이 경직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 의욕만 앞서 고강도 운동을 하거나 충분한 예방 조치 없이 산행, 조깅 등에 나설 경우 무릎 관절의 연골판이나 발목 인대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퇴행성 변화가 진행 중인 관절에 급격한 압력이 가해지면 단순 통증을 넘어 만성적인 염증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

구자승 자승담한의원 원장
구자승 자승담한의원 원장

따라서 봄철 운동의 핵심은 '속도'가 아닌 '적응'에 둬야 한다. 운동 전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스트레칭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약 10분에서 15분 정도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전신의 관절을 부드럽게 이완시켜 줘야 한다. 목과 어깨, 허리, 무릎, 발목 등 주요 관절을 회전시키고 근육을 늘려주는 동작을 통해 체온을 서서히 높여야 근육의 긴장도가 풀리며 예기치 못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이때 반동을 줘 무리하게 꺾는 동작보다는 호흡을 내뱉으며 천천히 근육을 늘리는 정적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운동의 강도 설정 또한 중요하다. 처음부터 욕심을 내 장시간 달리기나 무거운 기구 운동을 하기보다는 평소 운동량의 60~70% 수준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처럼 전신을 골고루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해 몸의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좋다. 만약 운동 중 관절 부위에서 소리가 나거나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운동으로 생긴 통증은 운동으로 푼다'는 잘못된 상식은 오히려 손상된 조직을 더욱 악화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봄철에는 기온이 오르면서 마음은 급해지지만, 실제 신체의 반응 속도와 유연성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생발의 기운이 강한 시기이지만, 동시에 겨울내 비축했던 기운이 소진되기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근육과 인대를 주관하는 간의 기운이 원활하지 못하면 작은 충격에도 염좌나 근막 통증 증후군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초기에 나타나는 가벼운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치부해 방치할 경우 관절 내부의 기혈 순환이 막히는 '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방에서는 침 치료를 통해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고, 약침을 활용해 염좌로 인한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힌다. 또한 개인의 체질과 관절 상태에 맞는 한약 처방을 통해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근본적인 치료를 병행한다.

마지막으로 운동 후에는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찜질을 해 근육의 피로를 바로 풀어주는 것이 좋으며, 충분한 수분과 영양 섭취를 통해 신진대사를 도와야 한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고통이 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봄철 관절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여유'에 있다. 조급함을 버리고 내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며 천천히 활동량을 늘려갈 때, 비로소 봄의 활기찬 기운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구자승 자승담한의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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