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줄었다고 방심 금지”...삐끗한 발목, '만성 불안정성' 부른다 [전진호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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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줄었다고 방심 금지”...삐끗한 발목, '만성 불안정성' 부른다 [전진호 원장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8-20 16:19

[Hinews 하이뉴스] 운동을 하거나 걷다가 발목을 접질린 뒤 통증이 금세 줄었다고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상된 인대가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다시 활동하면 발목을 반복해서 접질리는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부터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학용어로 '족관절 염좌'라 불리는 발목 삠 현상은 발목이 정상적인 움직임 범위를 벗어나 꺾이면서 관절을 단단히 붙잡아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미세하게 찢어지는 손상이다. 운동 중 급격히 방향을 전환하거나 점프 후 바닥에 잘못 착지했을 때 흔히 발생한다. 일상 속에서도 계단을 내려오거나 울퉁불퉁한 보도를 걷다가 발목이 돌아가며 생기기 쉽다.

전진호 참포도나무병원 관절센터 원장
전진호 참포도나무병원 관절센터 원장

인대의 손상 수위는 크게 1도에서 3도로 나뉜다. '1도 염좌'는 인대가 파열 없이 살짝 늘어난 비교적 가벼운 상태다. '2도 염좌'는 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진 파열 상태이며, '3도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단열 상태를 의미한다. 손상 정도가 심할수록 관절 주변의 통증과 부종(부기), 누를 때 찌릿한 압통이 커지며, 미세혈관이 터져 멍이 들거나 피부색이 검푸르게 변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다리에 체중을 싣고 걷기조차 어려워진다.

발목을 접질린 직후에는 응급 처치로 'RICE(라이스)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RICE 요법은 휴식(Rest, 손상 부위 쉬게 하기), 냉찜질(Ice, 얼음찜질로 혈관 수축), 압박(Compression, 붕대 등으로 압박), 거상(Elevation,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기)을 뜻하며, 초기의 통증과 부기를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며칠 뒤 통증이 다소 줄었다는 이유로 곧바로 운동을 재개하거나 장시간 걷는 것은 피해야 한다.

문제는 가벼운 삠 증상이라 스스로 판단해 인대가 충분히 회복되기도 전에 활동을 재개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손상되어 헐거워진 인대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충격을 받으면, 나중에는 낮은 턱에 걸려도 발목이 쉽게 꺾이게 된다. 결국 관절이 고정되지 못하고 뼈가 제자리에서 덜컹거리는 듯한 불안한 느낌이 계속되는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성 발목 불안정성이 굳어지면 평지를 차분히 걸을 때조차 발목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고 푹 꺾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격렬한 운동이나 계단 이용처럼 발목 관절에 무게 중심이 많이 쏠리는 상황에서는 다시 다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반복되는 염좌와 만성 통증은 일상적인 보행은 물론 정상적인 운동 기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만약 접질린 이후 통증과 부기가 며칠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거나 발을 땅에 디디기 힘들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본 X-ray(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발목 뼈의 골절이나 미세 균열 유무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초음파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실시해 인대의 부분·완전 파열 여부 및 관절 연골 등 주변 조직의 손상을 정밀하게 규명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발목 염좌는 수술 없이 '보조기 착용'과 '약물치료' 같은 비수술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보조기는 발목의 불필요한 좌우 움직임을 제한해 인대가 제자리에서 정교하게 붙고 회복되는 동안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해 준다. 약물치료는 손상 초기의 통증과 인대 주변의 염증 반응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겉으로 느껴지는 통증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인대가 충분하게 회복될 때까지 보존 치료 기간을 갖는 것이다.

통증과 부기가 모두 가라앉은 후에는 굳어진 발목 주변의 근육을 다시 강화하고 둔해진 균형감각(고유수용감각)을 회복하는 재활 과정이 필수적이다. 한쪽 발목만 다쳤더라도 양쪽 발목의 근력과 균형을 함께 다듬어주는 것이 좋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단번에 이전의 격렬한 운동 강도로 돌아가기보다는, 발목의 단단함 상태를 점검하며 활동량을 단계적으로 천천히 늘려가야 한다.

발목 손상을 예방하려면 운동이나 야외 활동 전 발목과 종아리 근육·힘줄을 충분히 스트레칭으로 풀어주고, 평소 발목 주변 근육을 다지는 운동을 꾸준히 해두어야 한다. 또한 발목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적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발목을 자주 접질리거나 부기와 통증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약한 삠'으로 치부해 방치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관절 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

발목 염좌는 누구나 겪는 흔한 손상이지만, 인대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채 활동을 서두르면 관절이 느슨해져 계속 발목을 접질리는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이행되기 쉽다. 통증과 부기가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체중을 싣기 힘들고 발목이 자주 덜컹거린다면 뼈와 인대의 정확한 손상 수위를 확인한 뒤, 맞춤형 비수술 치료와 재활을 거쳐 관절의 건강한 안정성을 되찾아야 한다.

(글: 전진호 참포도나무병원 관절센터 원장)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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