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주부 이모 씨(67세)는 수개월 전부터 장을 보거나 집안일을 할 때마다 엉덩이와 종아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을 느꼈다. 처음에는 나이가 들면서 생긴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집 근처를 걷다가도 다리가 터질 듯 아파 여러 차례 멈춰 서야 했다. 잠시 의자에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줄어 들었지만, 다시 걸으면 같은 증상이 반복됐다. 밤에는 종아리가 저리고 쥐가 나는 증상으로 잠에서 깨는 날도 잦아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이 씨는 정밀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을 진단받았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나 신경이 빠져나오는 추간공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추간판의 탄력이 떨어지고 높이가 낮아지는 동시에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거나 후관절과 척추뼈가 비대해지면 신경이 지나갈 공간이 점차 좁아질 수 있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이어지는 저림과 당김이다. 다리가 시리거나 화끈거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일정 거리를 걸었을 때 다리가 아파 더 이상 걷기 어렵고, 잠시 앉아 쉬거나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는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발생 원인과 증상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돌출되거나 파열된 추간판이 신경을 자극해 비교적 갑작스러운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여러 퇴행성 변화가 누적되면서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두 질환이 함께 발생하기도 하므로 증상만으로 구분해서는 안 되며, 신경학적 진찰과 MRI 등 영상검사를 통해 신경 압박의 위치와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할 수 있다.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치료도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허리와 다리 통증이 계속되거나 보행 가능 거리가 점차 짧아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긴다면 신경성형술이나 추간공확장술 등의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은 대개 국소마취로 진행하며, 피부 절개와 출혈 부담이 비교적 적어 고령이거나 수술과 전신마취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에게 하나의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척추가 불안정하거나 변형이 심한 경우, 다리 근력이 계속 떨어지거나 대소변 조절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다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시술 여부는 통증의 정도만으로 결정하기보다 검사 결과와 신경 압박 부위, 보행장애 정도, 기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다면 틈틈이 일어나 몸을 움직이고, 물건을 들 때는 허리만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굽혀 몸 가까이에서 들어야 한다. 걷기나 수중운동처럼 허리에 부담이 비교적 적은 운동과 개인 상태에 맞는 근력운동을 꾸준히 시행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척추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