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손이 저리거나 손끝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은 일시적인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밤에 자다가 손 저림으로 잠에서 깨거나,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하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에 위치한 좁은 통로인 수근관에서 정중신경이 압박받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손목 앞쪽 피부조직 밑에는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되어 있는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있고 이 곳으로 9개의 힘줄과 하나의 신경이 지나간다. 이 통로가 어떤 원인에 의해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이 곳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눌려서 지배 영역인 손가락, 손목, 손 부위의 감각과 운동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손을 털면 잠시 편해지거나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압박이 반복되면 저림이 낮에도 이어지고 젓가락질, 단추 채우기, 글씨 쓰기처럼 섬세한 동작이 불편해질 수 있다. 진행된 경우에는 엄지손가락 아래 근육이 위축되면서 잡는 힘이 떨어지고, 통증보다 감각 저하와 손의 둔함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는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어 증상 발생 시기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반복적인 손목 굽힘과 펴기, 강한 악력 사용, 장시간 같은 자세 유지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임신, 비만, 당뇨병, 갑상선 질환, 류마티스 질환, 손목 골절 후 변화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손을 많이 써서 생긴 문제로만 판단하기보다 전신 질환 여부와 생활 습관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최근석 수원 버팀병원 대표원장
진단은 전문의 진료를 통해 감각이상의 위치와 정도, 운동 기능 악화 정도를 확인하여 질환을 감별한다. 엄지손가락 무지구 근육의 위축 정도에 따라 진행 정도를 알 수 있다.
정중신경 지배 영역에 이상 감각이나 통증이 유발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신경 타진 검사를 시행하거나 수근 굴곡 검사를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손목 통증의 원인이나 여러 질환 여부를 함께 감별하기 위해 단순 방사선(X-RAY) 검사를 시행하고, 가장 중요한 진단법은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검사를 시행해 신경 압박 정도를 평가한다. 손 저림은 목에서 내려오는 신경 문제, 말초신경병증, 손목건초염 등과 증상이 일부 겹칠 수 있어 정확한 원인 확인이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신경 손상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무지구 위축이 없으면서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초기에는 통증 조절, 염증 완화 등을 목적으로 비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손목에 부목을 고정하여 신경 압박을 완화하고, 약물 치료, 주사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물리치료를 시행한다. 업무나 집안일 중 손목이 꺾인 자세가 오래 유지되지 않도록 작업 환경을 조정하고, 반복 동작 사이에 휴식을 두는 것도 증상 악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보존적 치료에도 저림이 지속되거나 감각 저하, 근력 약화, 근육 위축이 동반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은 고전적인 개방적 수술과 관절내시경술이 시행되고 있는데, 관절내시경술은 회복이 비교적 빠르며 근육이나 힘줄 손상 없이 관절 안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두 가지 수술법 모두 횡수근 인대를 잘라내고 수근관을 넓혀 주어 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을 제거하여 신경 재생을 유도하는 목적으로 시행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 저림 증상이 반복되더라도 일시적인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야간에 손 저림으로 잠에서 깨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고 손끝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이어진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 저림은 손목터널증후군 외에도 목이나 팔의 신경 문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반복되거나 악화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