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이 편해야 척추도 편안하다”...한의학에서 보는 복통과 요통의 관계 [고기완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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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腸)이 편해야 척추도 편안하다”...한의학에서 보는 복통과 요통의 관계 [고기완 원장 칼럼]

오하은 기자

기사입력 : 2026-10-13 15:37

[Hinews 하이뉴스] "허리가 아파서 오셨다고 하셨는데, 혹시 평소 소화는 잘 되시나요?" 한의원에서 요통 환자분들을 진료할 때 자주 던지는 질문 중 하나다. 허리가 아파서 한의원에 왔는데 뜬금없이 소화 이야기를 하니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옛날부터 장(腸)과 척추(脊椎)를 별개의 기관으로 보지 않고,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파악해 왔다.

다만 '장이 편해야 척추도 편하다'는 말이 곧 장이 허리 통증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요통은 근육과 인대 손상,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먼저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장 상태가 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일까?

배에 가스가 차거나 변비로 속이 더부룩할 때를 떠올려 보자. 복부의 압력이 달라지면서 골반과 허리 주변의 긴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일부 사람에게는 이런 상태가 허리의 뻐근함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허리뼈에서 골반을 지나 다리로 이어지는 장요근(Psoas Major)은 허리의 유연성과 자세 유지에 관여하는 근육으로, 복부 뒤쪽에서 소장과 대장 가까이에 위치한다. 그래서 장에 염증이 있거나 복통이 있을 때 이 근육이 함께 긴장하면서 허리를 펴기 불편하고 구부정해지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복통과 함께 허리를 펴기 힘들거나 발열,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급성 복부 질환 등 다른 원인일 수 있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기완 수원 본율한의원 대표원장
고기완 수원 본율한의원 대표원장

한의학에서는 장위(腸胃)의 기운이 조화롭지 못하면 전신의 기혈 순환에 영향을 준다고 본다. 배가 차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면 복부 앞쪽의 순환이 막혀 몸 뒤쪽의 척추 경락(독맥과 방광경)까지 뻣뻣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한의학의 전통적인 관점으로, 현대 의학의 진단 기준과는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한의학 진료에서는 허리가 아픈 환자에게 허리 침만 놓는 것이 아니라 소화 상태와 복부의 상태를 함께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복부 경혈(복모혈)에 뜸을 뜨거나 소화기 기능을 살피는 한약 처방을 고려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방법의 적용 여부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고, 한약을 복용 중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다면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일상에서도 장과 척추를 함께 돌볼 수 있다. 차가운 음료나 달고 기름진 음식은 속을 더부룩하게 하고 가스를 만들 수 있어 줄이는 것이 좋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거나 배를 따뜻하게 하는 온찜질이 편안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걷기는 장 운동을 돕고 척추 주변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하면 좋다.

장요근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으로는 양손을 허리에 대고 몸을 뒤로 천천히 젖히거나 런지 자세에서 골반을 앞으로 지긋이 눌러주는 동작이 활용되기도 한다. 다만 동작 중 통증이 심해지거나 척추 질환을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중단하고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만성적인 허리 통증과 함께 속이 더부룩하다면 혹시 내 장 건강은 놓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만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정형외과나 내과 등 관련 진료과에서 원인 질환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도 이런 확인과 함께 장과 척추를 함께 살피는 접근을 활용할 수 있다.

(글: 고기완 수원 본율한의원 대표원장)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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