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저출산 기조가 장기화되고 가족 계획에 대한 인식이 다양해지면서 확실하고 지속적인 피임법을 고민하는 부부가 적지 않다. 경제적 부담과 양육 환경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맞물리면서 보다 안정적인 피임 방법으로 정관수술을 고려하는 남성들도 있다. 통증과 흉터 부담을 줄인 무도정관수술이 알려지면서 기존 정관수술에 거부감을 가졌던 남성들이 비뇨기과 상담을 받는 경우도 있다.
정관수술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정낭 방향으로 이동하는 관인 정관을 차단해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영구 피임법이다. 정자의 이동 경로만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남성호르몬 분비나 성기능, 정액의 양 등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정액 중 정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사정감이나 정액량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인 방식의 정관수술은 메스로 음낭을 절개한 뒤 정관을 꺼내 일부를 제거하고 양 끝을 결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방식은 절개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어 수술 후 통증과 출혈, 감염 등에 유의해야 하며 회복 기간도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무도정관수술(無刀精管手術)은 메스 없이 특수 기구만으로 2~3mm 이내의 작은 절개창을 내어 정관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봉합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흉터가 적은 편이며, 시술 시간은 10~20분 내외로 알려져 있다. 국소마취로 진행되고 시술 당일 귀가하는 경우가 많아 일상 복귀가 빠른 편이다. 다만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
민동석 라이프비뇨의학과 대표원장
수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갖는 남성들이 많이 우려하는 부분은 통증이다. 무도정관수술은 가는 바늘을 활용한 국소마취와 신경 차단을 병행해 시술 중 통증을 줄이도록 한다. 수술 후 통증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경미한 경우가 많고 처방 약으로 조절할 수 있다.
다만 무도정관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즉시 피임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수술 전 이미 정낭 내에 저장된 정자가 남아 있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10~20회 이상의 사정을 통해 잔여 정자를 배출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은 반드시 다른 피임 방법을 병행해야 하며, 이후 비뇨기과에서 정액 검사를 통해 무정자증이 확인되어야 비로소 완전한 피임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수술 직후 약 2~3일간은 격렬한 신체 활동을 삼가야 하며, 성관계는 일주일 이후부터 가능하다.
무도정관수술이 간단하다는 인식이 퍼지기 쉽지만, 민감한 신체 부위를 다루는 만큼 비뇨기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충분한 설명을 들은 뒤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관 주변에는 혈관과 신경, 근육 조직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무도정관수술은 영구 불임 시술인 만큼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와 심층 상담을 거친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수술 후 정관 복원술을 시도하더라도 자연임신 성공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가족 계획이 완전히 마무리된 상태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