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급성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들이 혈액암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보다 더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권성순 심장내과 교수와 윤석윤 종양혈액내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미국심장학회 종양분과 학술지 JACC: CardioOncology에 최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의 혈액암 발생 위험’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전국 단위 데이터를 활용해 2003년부터 2021년까지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10만3686명의 환자와 같은 연령·성별 조건의 대조군 10만3686명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급성심근경색을 앓은 환자는 혈액암이 발생할 위험이 대조군보다 약 1.49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양한 변수 보정을 거친 민감도 분석과 표준화 발생비(SIR)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됐다.

(왼쪽부터)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권성순 심장내과 교수와 윤석윤 종양혈액내과 교수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제공)
(왼쪽부터)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권성순 심장내과 교수와 윤석윤 종양혈액내과 교수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제공)
권성순 교수는 “급성심근경색과 혈액암 모두 주요 사망 원인이지만 두 질환 간 인과관계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어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번 연구는 심근경색 환자에 대한 장기 추적관리 시 혈액암 발생 가능성까지 염두에 둘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윤 교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론성 조혈증(clonal hematopoiesis)’이 심근경색과 혈액암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설계했다”며 “심장병 환자에서의 혈액암 발생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찾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대한심장학회 산하 심장종양학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두 교수는 연구의 성과를 인정받아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선정하는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빛사’는 피인용지수(IF) 10 이상 혹은 분야 상위 3% 이내 학술지에 게재된 생명과학 논문 저자를 대상으로 선정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심혈관 질환 이후의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한 후속 연구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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