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동안 건조해져 생기는 입냄새, 질환 별로 냄새 다르다
생활 습관으로 구취 감소 가능...특이한 냄새 지속되면 진료받아야
아침 입냄새의 대부분은 생활 습관 관리로 개선되지만 일부는 당뇨병이나 간·신장 질환 같은 전신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아침 입냄새의 원인
아침에 입냄새가 심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면 중 침 분비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침은 구강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는 동안에는 침이 거의 분비되지 않아 입안이 쉽게 마른다. 이때 입속 혐기성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나 잇몸의 단백질을 분해해 황화합물 같은 냄새 물질을 만들어낸다.
코골이 습관이 있으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어 입안이 더 건조해지고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아침 구취가 심해진다. 자기 전 음주나 흡연도 원인이다. 술은 침의 증발을 촉진해 세균 활동을 늘리고 담배 연기 속 화학물질은 세균이 냄새 물질을 만들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든다. 이처럼 여러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상 직후 입냄새가 더욱 심해진다.
◇ 냄새로 의심할 수 있는 질환
아침 입냄새는 단순한 구강 문제를 넘어 신체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다. 냄새의 종류에 따라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이 다르다.
먼저 입에서 달콤하거나 과일 향이 난다면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당뇨병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혈액에 케톤체가 쌓여 ‘케톤산혈증’을 유발하고 이때 과일 향이나 아세톤 냄새가 심해진다. 이 경우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곰팡이 냄새나 달걀 썩는 냄새는 간 질환 신호일 수 있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노폐물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나타난다.
신장 기능이 약해도 입에서 암모니아 냄새나 생선 비린내가 날 수 있다. 신장이 제 역할을 못 하면 단백질 대사 산물인 요소가 체내에 쌓이면서 소변 냄새와 비슷한 구취가 발생한다. 신부전이나 만성 콩팥병이 있을 때 흔하며, 다이어트로 탄수화물 섭취를 급격히 줄이고 단백질 위주 식사를 할 때도 비슷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소화기 질환도 원인 중 하나다. 위염이나 위궤양은 썩은 달걀 냄새, 역류성 식도염은 신 냄새, 소화불량은 썩은 음식 냄새로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호흡기 질환은 썩은 고기 냄새를 동반한다. 축농증, 비염, 편도선염 등으로 고름이나 염증이 생기면 이 냄새가 심해진다.

◇ 입냄새 줄이는 관리법과 주의 사항
아침 입냄새를 줄이려면 구강 위생 관리와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저녁 식사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충분히 씹어 먹는 것이 좋다. 한입에 30번 이상 씹으면 침 분비가 활발해져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할 수 있다.
야식은 피하고 잠들기 전에는 물 한 잔을 마셔 입안 건조를 예방한다. 구강 청결을 위해 양치질뿐 아니라 혀도 부드럽게 닦는다. 단, 혀를 지나치게 세게 닦으면 정상 조직이 손상돼 입냄새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필수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고, 무설탕 껌을 씹어 침샘을 자극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입안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따뜻한 물로 가글하거나 워터픽을 사용해 혀와 구강 깊숙한 곳까지 깨끗이 관리해 주는 것도 좋다.
오하은 하이뉴스(Hinews) 기자
press@h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