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평소 오른쪽으로 누워 자는 습관이 있던 40대 회사원 A씨는 잠자리에 들면 오른쪽 어깨가 유독 묵직하게 느껴졌지만 피로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어깨 통증으로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고, 심한 날에는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는 일상적인 동작조차 어려워졌다. 결국 정형외과를 찾은 A씨는 오른쪽 회전근개에 염증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둘러싸며 어깨와 팔의 움직임을 돕는 네 개의 근육 및 힘줄(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깨의 안정성과 운동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A씨처럼 한쪽 방향으로만 오랫동안 누워 자는 습관은 어깨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 힘줄에 미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회전근개뿐 아니라 점액낭, 관절낭 등 어깨를 구성하는 주변 조직에도 염증이나 손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측면으로 눕는 자세는 어깨에 체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특정 부위에 압박성 손상이 반복될 수 있다.

잘못된 수면 자세가 어깨 회전근개 손상을 부를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잘못된 수면 자세가 어깨 회전근개 손상을 부를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테니스, 야구, 수영, 청소 등 반복적으로 팔을 과하게 사용하는 경우, 어깨에 갑작스러운 충격 등 외상이 발생한 경우, 어깨뼈의 구조 이상으로 인한 충돌이 발생한 경우, 힘줄의 노화 및 퇴행성 변화가 발생한 경우 등에도 회전근개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염증이 생기면 어깨 앞쪽이나 옆쪽에 통증이 나타나며 팔을 들어 올릴 때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화돼 수면을 방해하고, 팔을 회전하거나 드는 동작이 제한되는 느낌을 받거나 어깨에서 ‘뚝’하는 마찰음이 들릴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 염증이 반복돼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는 동작이 어려워지고 수면장애로 삶의 전반적인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염증이 지속되면 힘줄이 점차 약해져 부분 파열 또는 완전 파열로 발전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반대로 통증을 피하려고 어깨 사용을 줄이면 근육이 위축되고 관절이 굳어 운동 범위가 줄어들며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팔을 들어 올릴 때의 통증 반응, 회전력 테스트 등을 통해 확인하며 엑스레이, 초음파,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어깨 구조와 힘줄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한다. 휴식, 찜질, 약물, 물리치료 등 통증 조절과 재활 중심의 보존적 치료로 시작되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하거나 파열이 의심되는 경우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이지민 대동병원 관절센터 소장
이지민 대동병원 관절센터 소장
이지민 대동병원 관절센터 소장은 “어깨질환은 흔히 노화나 운동 중 부상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A씨처럼 반복된 자세나 수면 습관 등 일상적인 행동이 원인이 될 수 있다”라며 “어깨는 해부학적으로 얇고 섬세한 구조로 반복적으로 압박이 가해지는 자세는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구조적 손상과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회전근개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 전 스트레칭으로 어깨를 충분히 풀어주고, 어깨 주변 근육을 단련하는 근력 강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팔꿈치를 몸 가까이에 붙여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반복적으로 팔을 사용하는 작업 중에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 어깨를 보호하며 생활 중 어깨 통증이 느껴지면 무리하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 만성화와 파열을 예방하도록 한다.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