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서 장거리 비행 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오랜 시간 앉아 이동한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허리 질환이 있었던 환자라면 통증 재발이나 악화를 겪기 쉬운 환경이다. 비행 중 좁은 좌석, 반복되는 진동, 기압 변화 등은 디스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기압이 낮아지는 고도에서는 디스크 내부 압력이 증가해 통증이 유발되거나 심해질 수 있다.

가능하다면 좌석은 복도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움직임이 자유로운 위치에 앉으면 1~2시간마다 가볍게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통로를 걷는 것이 수월해진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척추에는 부담이 가기 때문에, 비행 중에는 가급적 움직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좌석에서도 허리를 천천히 비틀거나 골반을 움직이는 등 간단한 동작이라도 반복해주는 것이 좋다.
비행이 끝난 후에는 몸을 충분히 쉬게 해야 한다. 따뜻한 찜질이나 가벼운 마사지, 반신욕 등을 통해 긴장된 허리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특히 여행 중 통증이 갑자기 심해질 가능성을 대비해 진통소염제나 신경통약을 미리 챙겨가는 것이 좋다. 허리디스크 통증은 단순 진통제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여행 전 병원을 방문해 상황에 맞는 약을 미리 처방받는 것이 안전하다.
장거리 비행은 허리 건강에 있어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이다. 이미 허리 디스크 병력이 있다면 여행 전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약물이나 보호대 등을 준비해야 한다. 비행 중 바른 자세와 정기적인 움직임만으로도 통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글 :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척추센터 원장)
김국주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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