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알면 이긴다①] 암의 원인과 기본적인 예방법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발생의 3분의 1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할 수 있으며 또 다른 3분의 1은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완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나머지 3분의 1도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암의 원인과 초기 신호를 잘 알지 못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쉽다. 따라서 증상이 뚜렷해졌을 때는 이미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늦은 대응은 완치율을 떨어뜨리고 치료 부담을 키운다.
따라서 암의 주요 원인을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예방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 암 발생의 주요 원인
암은 단순히 유전적 요인만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암의 절반 이상은 생활 습관과 환경 요인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일상에서의 선택이 암 발생 위험을 크게 좌우한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 연기에는 24가지 이상의 발암 물질이 포함돼 있어 폐암뿐 아니라 위암, 식도암, 췌장암, 방광암, 백혈병 등 전신에 다양한 암을 유발한다. 음주 역시 위험 요인이다. 알코올은 구강암, 간암, 유방암 등을 일으키며 흡연과 함께할 경우 위험이 몇 배로 증가한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짠 음식, 탄 음식, 고지방 음식,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위암과 대장암 발생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대로 신선한 과일과 채소, 식이섬유, 비타민 A·C·E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발암 과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환경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대기오염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초미세먼지가 1㎥당 5㎍ 증가할 때마다 폐암 위험이 18% 상승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 지하공간이나 주택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성 기체인 라돈은 폐암 원인 2위로 꼽히며 혈액암과도 연관이 있다.
여기에 바이러스 감염이 더해지면 위험은 커진다. B형·C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암의 주된 원인으로 특히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어 예방 관리가 필수적이다. 또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자궁경부암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일부 인후암과 항문암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이외에도 유전적 요인(BRCA1·2 변이), 비만과 대사증후군, 그리고 만성 스트레스 등이 암 발생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암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해 발생하는 만큼 생활 습관 관리가 가장 효과적인 1차 예방법이 된다.
◇ 암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
암은 ‘운명’이 아니라 ‘관리’의 영역이다. 생활 습관만 바꿔도 암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예방의 첫걸음이 된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제시한 10대 암 예방 수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지침이다. 금연과 절주는 기본이며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육과 고지방 음식을 줄이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예방접종도 빼놓을 수 없다. B형 간염 백신은 간암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안전한 성생활과 발암성 물질 노출 차단 역시 실천해야 할 기본 원칙이다.
운동의 예방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하루 한 시간 이상 신체 활동을 하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40% 이상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정도를 땀이 나도록 걷기만 해도 유방암, 폐암, 자궁내막암 등 12가지 이상의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만성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 반응을 높여 암 발생 환경을 조성한다. 규칙적인 수면, 명상, 취미 활동 등을 통해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 꼭 알아야 할 암의 조기 증상
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질환’으로 불린다. 하지만 몸에서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과와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전신 증상으로는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 지속적인 발열, 극심한 피로감, 식욕 저하, 야간 발한 등이 있다. 이 같은 증상은 단순한 피로나 감기와 혼동하기 쉽지만 오래 지속된다면 반드시 검진이 필요하다.
부위별로는 보다 특이한 증상이 나타난다. 위암은 소화불량, 상복부 불편감, 조기 포만감이 신호일 수 있다. 대장암은 혈변, 변비, 배변 습관 변화가 주요 증상이며, 간암은 황달이나 우상복부 통증, 복부 팽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폐암은 오래가는 기침, 객혈(피 섞인 가래),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이 동반된다. 방광암은 혈뇨가 대표적인 신호이며, 전립선암은 잦은 야간뇨와 배뇨 곤란이 특징이다. 여성의 경우 유방암은 멍울이나 유두 분비물, 피부 변화를 겪을 수 있고 자궁경부암은 비정상 질 출혈이나 성교 후 출혈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초기 신호들은 다른 질환과 겹치기 쉽지만 차이를 놓치지 않고 조기 검진으로 연결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핵심이다.
오하은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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