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벨기에 유미코아 실리콘 음극재 사업 인수…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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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 벨기에 유미코아 실리콘 음극재 사업 인수…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 진출

1.2억 유로 투자로 글로벌 기술 확보, 울산에 대규모 생산기지 조성 계획

김국주 기자

기사입력 : 2025-11-03 12:19

[Hinews 하이뉴스] HS효성그룹이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이는 조현상 부회장이 강조해 온 ‘기술과 지적자산 기반의 가치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고부가 소재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행보다.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왼쪽 네번째)과 유미코아 CEO 바트 삽(왼쪽 세번째)이 벨기에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효성그룹)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왼쪽 네번째)과 유미코아 CEO 바트 삽(왼쪽 세번째)이 벨기에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효성그룹)

HS효성은 지난달 31일 약 1억 2,000만 유로(약 2,000억 원)를 투자해 벨기에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Umicore)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을 인수하고, 유미코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유미코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첨단소재 전문 기업으로, 배터리·촉매·반도체·방산·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희토류 소재 기술을 비롯해 방사선 연구의 거장 퀴리 부인이 연구활동을 했던 기관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음극에 사용되는 첨단 소재로,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시간 단축, 주행거리 향상, 충전 효율 개선 등 배터리 성능 전반의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기술적 한계에 이르자, 전 세계적으로 실리콘 음극재가 미래 배터리 산업의 핵심 혁신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큐와이리서치(QY Research)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이 2024년 5억 달러에서 2031년 4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기관 SNE리서치는 2035년 시장 규모가 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현상 부회장은 기술과 지적자산 확보를 통해 고부가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가치경영 철학’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특히 AI, 엔터프라이즈 AI, 피지컬 AI 분야 등 미래 기술과의 융합 가능성에 주목하며,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인수 또한 조 부회장이 코로나 이전부터 유미코아를 여러 차례 직접 방문하며 협의를 이어온 결과로 알려졌다. 계약 마감 시점인 10월 말, APEC 준비기간 중에도 양사 간 철야 미팅을 진행하는 등 직접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5년간 약 1조 5,000억 원을 투자해 대규모 실리콘 음극재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첫 투자지는 울산으로, 이는 효성그룹의 모태 사업장이자 60년 전 그룹 역사가 시작된 상징적 지역이다.

현재 울산공장은 아라미드와 자동차 소재 사업 외 대부분이 해외로 이전한 상태지만, 이번 리쇼어링을 통해 국내 고부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실리콘 음극재 투자로 HS효성그룹은 기존의 타이어코드, 첨단 모빌리티, AI/DX 사업 구조에 더해 항공우주·방산·에너지·배터리소재 등 신성장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특히 배터리 핵심 소재 투자를 통해 반도체, 조선, 방산 산업과 함께 대한민국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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