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롯데그룹이 이르면 이달 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통·화학·식품 등 주요 사업군 인사 폭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상경영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올해 인사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롯데그룹이 이르면 이달 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제공=롯데그룹)
2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 주요 계열사들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인사안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는 매년 11월 마지막 주 또는 12월에 이뤄져 왔으며, 지난해에는 성과 중심 인사 기조 속에서 CEO의 36%가 교체되고 임원 규모가 13% 축소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역시 ‘안정 속 쇄신’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인사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유통군이다. 김상현 롯데유통군HQ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두 사람은 2022년 외부 출신 CEO로 영입돼 위기감이 컸던 롯데쇼핑의 경쟁력 회복에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0조2천165억 원, 영업이익 3천194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2.0% 감소했다. 백화점 부문은 대형점과 외국인 매출 증가로 선방했지만, 마트·슈퍼는 소비쿠폰 사용처 제외 및 명절 시점차 영향으로 적자 전환해 사업별 실적 차이가 뚜렷했다.
화학군은 지난해 임원 13명 중 10명이 교체되는 대규모 인사가 단행된 만큼 올해에는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황 악화에 시달려온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부동산 시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롯데건설은 인사보다 조직 안정화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연임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의 승진 여부도 관심이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 입사를 시작으로 2022년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 2023년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지난해 롯데지주 부사장으로 빠르게 승진해 왔다. 거의 매년 직급이 오른 만큼 올해도 보직이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 회장은 올해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회복과 선제적 변화 대응을 강조하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신 회장은 “경영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우리에게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실패와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 세븐일레븐, 롯데칠성음료, 롯데멤버스 등 일부 계열사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업 구조와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에서도 임원 수 축소와 직무 중심의 조직 개편이 병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