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수돗물 vs 정수기 물'...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안전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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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수돗물 vs 정수기 물'...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안전한 방법은

오하은 기자

기사입력 : 2026-02-03 08:35

[Hinews 하이뉴스] 겨울철 건강 유지에 필요한 실내 습도는 40~60%이다. 실내 습도가 40% 아래로 내려가면 코와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져 감기,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에 쉽게 노출된다.

가습기가 겨울철 필수품이 된 이유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세균 분무기'로 전락한다. 실제 사무실에서 사용 중인 가습기 4대를 조사한 결과, 3대에서 폐렴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포도상구균과 급성폐렴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이 검출됐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는 가습기에서 분사된 세균을 호흡기로 직접 흡입해 폐렴과 복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습기에 어떤 물을 넣어야 할까?

수돗물 속 염소는 보관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2시간 정도 지나면 상당 부분 줄어든다. 다만 위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을 매일 새로 갈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제공=클립아트코리아)
수돗물 속 염소는 보관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2시간 정도 지나면 상당 부분 줄어든다. 다만 위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을 매일 새로 갈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제공=클립아트코리아)

◇ 수돗물이 정답인 이유

전문가들은 ‘수돗물’을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과학적 근거는 명확하다. 수돗물에 포함된 염소 성분이 세균 번식을 억제한다. 실제 실험 결과를 보면, 같은 가습기에 수돗물과 정수기 물을 각각 담아 3일간 동일한 조건에서 방치한 후 검사했다. 그 결과 수돗물을 담은 가습기에서는 인체에 무해한 극소량의 세균만 검출됐지만 정수기 물을 담은 가습기에서는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진균이 다량 검출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도 "정수기의 물, 미네랄 워터, 알카리 이온수를 넣으면 곰팡이와 잡균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가습기에는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설명한다. 아침에 가습기에 담을 수돗물을 밤에 미리 받아둔 뒤 아침에 상층부 물만 떠서 사용한다. 수도관 내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 수돗물 사용 시 주의할 점

수돗물은 세균 억제에는 효과적이지만 초음파 가습기 사용 시 미세먼지 문제가 발생한다. 초음파 가습기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물의 미네랄 함량에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환경보건학과가 초음파 가습기에 수돗물, 정수기 물, 멸균증류수를 각각 넣고 8시간 가동한 결과 입자 수 농도는 수돗물이 5,835개/㎤, 정수기 물이 2,997개/㎤, 멸균증류수가 704개/㎤로 나타났다. 수돗물이 증류수에 비해 무려 8배 이상 많은 미세먼지를 발생시킨 것이다.

문제는 이 미세먼지의 크기다. 수돗물 사용 시 공기 중 초미세먼지 99% 이상이 폐포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발생한다. 수돗물의 나트륨, 칼슘 등 무기질이 미세먼지 형태로 공기 중에 분사되면서 호흡기로 직접 흡입될 위험이 있다.

미세먼지가 걱정된다면 정수기 물이나 증류수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이 경우 세균 번식 위험이 높아지므로 물 교체와 가습기 청소 주기를 더 짧게 가져가야 한다. 정수기 물 사용 시에도 매일 물을 갈아주고 최소 3일에 한 번은 가습기를 세척해야 한다.

◇ 매일 물 교체는 필수

가습기 물에서 세균은 3일 이후 박테리아, 곰팡이 순으로 급격히 증식한다. 처음 12시간은 수돗물의 염소가 세균 증식을 억제하지만, 12시간 경과 후에는 수돗물과 정수기 물의 세균 농도가 비슷해진다. 따라서 최소 일 1회 물을 갈아줘야 한다.

◇ 가습기 청소법

매일 물통을 헹군 뒤 새 물로 채운다. 3일~1주일에 1회는 중성세제나 베이킹소다, 소금을 물에 풀어 물통과 분무구를 꼼꼼히 문질러 씻는다. 구연산이나 식초를 물에 풀어 1:1 비율로 섞은 뒤 20분간 침적시킨 후 헹궈낸다. 진동자 부분은 20분 이상 침적하면 부식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 가열식 vs 초음파식

가열식 가습기는 물을 끓일 때 나오는 수증기로 가습하므로 세균 사멸 효과가 탁월하다. 미세먼지 발생도 최소화되고 백분현상도 거의 없다. 초음파식 가습기를 선택한다면 정수기 물이나 증류수 사용을 권장한다. 더 빈번한 청소가 필수다. 1~2일에 1회 청소하고 정기적인 살균 기능 내장 제품을 선택한다. 천식 환자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면역저하 환자는 가습기 사용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가습기에서 발생하는 물입자가 기관지 점막에 직접 자극을 주어 기침을 유발하고 세균·곰팡이 번식으로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오늘부터 매일 물을 갈아주고, 3일에 1회 이상 가습기를 세척하며, 습도계로 실내 습도를 40~60% 범위 내에서 유지한다. 이 세 가지만 실천해도 겨울철 가습기는 호흡기 건강의 든든한 보조자가 될 것이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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