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공백 책임론에 선 KT 이사회, 사외이사 연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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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공백 책임론에 선 KT 이사회, 사외이사 연임 가능한가?

사외이사 임기 만료 앞두고 연속성 vs 책임 공방
연임 검토설에 ‘책임 회피’ 비판 고조
노조, 이사회 전면 교체 요구하며 압박
주주권 행사 강화 가능성도 거론

이상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2-09 10:38

[Hinews 하이뉴스] KT가 창사 이래 유례없는 경영 위기 국면에서 이사회 결정을 앞두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대표이사 공백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지배구조 논란 속에서, 이번 이사회는 단순한 인선 절차를 넘어 현 이사회가 스스로에 대한 책임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국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T가 창사 이래 유례없는 경영 위기 국면에서 이사회 결정을 앞두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대표이사 공백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지배구조 논란 속에서, 이번 이사회는 단순한 인선 절차를 넘어 현 이사회가 스스로에 대한 책임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국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KT가 창사 이래 유례없는 경영 위기 국면에서 이사회 결정을 앞두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대표이사 공백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지배구조 논란 속에서, 이번 이사회는 단순한 인선 절차를 넘어 현 이사회가 스스로에 대한 책임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국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현재 KT 이사회는 김용헌 의장을 비롯해 김성철, 최양희, 곽우영, 윤종수, 안영균, 이승훈 등 7명의 사외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조승아 전 이사가 겸직 논란으로 물러난 데 이어, 안영균·윤종수·최양희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사회는 동시에 여러 공백과 거취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사회 내부에서는 상반된 기류가 감지된다. 일부 이사들은 대표이사 공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이사회 구성까지 급격히 바뀔 경우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임기 만료 사외이사들의 연임을 포함한 체제 유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 안정성과 연속성을 이유로 현 이사회 구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이 외부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대표이사 선임 실패 과정에서 이사회가 충분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누적된 상황에서, 동일한 이사진의 연임은 ‘책임 회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들의 퇴진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정리하고, 이사회가 일정 부분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 역시 이사회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선택지가 단순히 개인 이사의 거취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기 만료 이사들의 연임 여부는 곧 현 이사회 전체가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될 수밖에 없고, 이는 향후 대표이사 선임 절차와 지배구조 개편 논의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사회가 연속성을 택하든, 변화를 선택하든 그 판단 자체가 시장과 내부 구성원에게는 명확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노동조합의 입장은 강경하다. KT 노동조합은 현 이사회가 경영 공백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일부 사외이사 교체나 임기 만료 이사 퇴진만으로는 문제를 정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조는 이사회를 실질적인 사용자로 규정하고,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경영 정상화 역시 요원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제한적인 인적 조정이나 절충안을 선택할 경우, 노조의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시선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지배구조와 이사회 책임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사회가 책임 논란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주주권 행사 강화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내부 구성원 여론과 외부 주주들의 압박이 동시에 가해지는 상황에서, 이사회의 선택 폭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 이후 이사회가 보여준 판단 과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여전히 많다”며 “사외이사 연임 여부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현 이사회가 책임 논란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기준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leesh@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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