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아이를 열심히 공부시키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고민이 늘고 있다. 문제집을 더 풀리고, 학원을 추가해도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 뒤에 단순한 노력 부족이나 집중력 문제만이 아니라, ‘청지각(聽知覺) 입력 저하’라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청지각이란 단순히 소리를 듣는 능력이 아니라, 들린 정보를 정확히 구별하고 의미로 해석해 뇌에 전달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즉 귀로 들은 소리를 뇌에서 ‘언어 정보’로 바꾸는 과정이다. 이 기능이 떨어지면 아이는 수업을 듣고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문제를 풀 때 지시사항을 잘못 해석하는 일이 반복된다. 겉으로는 “집중을 안 한다”, “노력을 안 한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입력 단계에서 이미 정보가 왜곡되고 있는 셈이다.
청지각 입력 저하가 있는 경우 흔히 보이는 특징은 명확하다. 교사의 설명을 듣고도 다시 묻거나, 비슷한 발음을 혼동하고, 긴 문장을 들으면 핵심을 놓친다. 받아쓰기를 어려워하거나, 문제를 끝까지 읽지 못하고 중간에 추측으로 답을 고르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러한 아이들은 반복 학습을 해도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 저하와 학습 회피로 이어지기 쉽다.
뇌 기능적으로 보면 청지각 문제는 단순히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간–시상–청각피질–베르니케 영역으로 이어지는 정보 처리 경로의 효율성 저하와 관련된다. 특히 시상은 감각 정보를 선별해 전달하는 ‘게이트’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자극은 많아지고 정작 중요한 정보는 흐려진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많이 듣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경우 단순히 문제집을 늘리거나 공부 시간을 늘리는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입력이 잘못된 상태에서 반복을 하면 잘못된 정보 처리 패턴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청지각 기능 평가와 함께 뇌 기능 기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량적 뇌파검사(QEEG), 종합주의력검사(CAT) 등을 통해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맞춘 치료 및 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 접근은 단순한 한 가지 방법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청지각을 개선하는 청각훈련, 뇌파 기반 뉴로피드백, 주의력 및 작업기억 훈련, 그리고 필요 시 한방치료를 통한 청지각 입력 회로의 개선이 함께 진행될 때 효과가 높다. 특히 뇌의 과도한 긴장 상태(하이베타 증가)나 느린파 과다(델타·세타 증가)가 동반된 경우, 이를 조절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청지각 개선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진다.
현장에서는 청지각 기능이 개선되면서 학습 변화가 나타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전에는 한 번 설명으로 이해하지 못하던 아이가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시작하고, 문제 이해도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일부에서는 언어 이해력과 학습 효율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도 관찰된다.
브레인리더 한의원 설재현 박사에 의하면 “성적이 오르지 않는 문제를 단순히 노력 부족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특히 성실하게 반복 학습에도 변화가 없다면 입력 단계의 문제, 즉 청지각 기능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학습의 출발점은 ‘얼마나 많이 공부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히 입력되었는가’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