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트워크마케팅, 이대로 공멸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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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네트워크마케팅, 이대로 공멸할 것인가?

③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잘못된 개념’에서 시작된다

하현석 올원코리아 대표

기사입력 : 2026-04-15 14:15

필자는 앞선 두 번의 칼럼을 통해 대한민국 네트워크마케팅, 정확히는 ‘사업자 방식’의 네트워크마케팅은 이미 그 수명을 다했다고 단언했다. 시장은 이미 초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신규 유입이 차단된 자리에 남은 것은 ‘팩팔이(강제적 패키지 판매)’를 통한 금전적 피해와 타사 사업자를 뺏고 빼앗기는 약탈적 리크루팅뿐이다.

이러한 현실은 산업 전체를 공멸로 몰아넣는 명확한 바로미터다.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왜 네트워크마케팅은 이토록 기만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었는가? 도대체 무엇이 수백만 명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이 전쟁터로 내몰았는가?
한국 네트워크마케팅, 이대로 공멸할 것인가?


전국 어디서나 열리는 사업 설명회에 가보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멘트가 있다. ‘무자본 프랜차이즈’, ‘상한선 없는 고소득’ 같은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사람들은 이 달콤한 포장에 현혹되어 발을 들인다. 하지만 이 비극의 진짜 기저는 우리가 교과서처럼 배워온 네트워크마케팅의 고전적 정의에 숨어 있다.

흔히 네트워크마케팅을 이렇게 정의한다. "기업이 유통 구조와 광고비를 줄여 절감된 비용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 소비자가 회사를 대신해 광고하고 유통망을 확장하는 주체가 되는 합리적인 시스템."

언뜻 보면 매우 혁신적이고 상생적인 모델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개념을 ‘사업적 수익 모델’로 받아들이는 순간,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한다.

첫째, 사업자는 회사를 위한 ‘무급 영업사원’으로 전락한다. 이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회사의 제품을 최대한 많이, 빨리, 자주 팔아야만 한다. 여기서 비극적인 ‘팩팔이’가 탄생한다. 본래의
자발적 소비는 뒷전으로 밀리고, 수당을 맞추기 위한 과도한 물량 밀어내기가 능력으로 추앙받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둘째, 사업자는 회사를 위한 ‘무급 리크루터’가 된다. 수익 구조상 더 많은 사람을 사업자로 끌어들여야만 하기에, 이들은 신규 사업자 발굴에 혈안이 된다. 그러나 이미 포화될 대로 포화된 시장에서 정상적인 발굴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동종 업계의 타사 사업자를 유혹해 빼오는 ‘약탈적 경쟁’이 일상이 된다.

결국 이 모든 사달의 출발점은 ‘무점포 유통 방식’을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해석한 잘못된 개념에 있다. 여기에 ‘보상플랜’이라는 휘발유가 부어진다. 한 달에 수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다단계 수당 구조는 사람들의 이성을 가리고 눈을 멀게 한다. 마치 집단 최면에 걸린 것처럼, 수백만 명이 하나의 고지를 향해 무한 경쟁을 벌이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비슷비슷한 제품과 보상플랜을 내세운 수백 개의 회사가 난립해 있다. 이들이 공통으로 외치는 구호는 하나다.
"유통 마진과 광고비를 사업자 당신에게 드립니다!" 만약 우리가 앞으로도 이 낡고 위험한 개념을 고수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은퇴자, 미취업 청년, 절박한 부업가들이 끊임없이 이 시장에 뛰어들 것이고, 서로가
서로에게 제품을 떠넘기며 인맥을 착취하는 악순환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발전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는 집단적 자살, 즉 ‘공멸’이다.

이제 우리는 이 잘못된 개념의 굴레에서 탈출해야 한다. 35년간 우리를 지배해온 이 낡은 패러다임을 깨부수지 않고서는 어떠한 혁신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절망적인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네트워크마케팅 산업을 다시 부흥시킬 새로운 정의와 대안은 존재하는가?

그 희망의 실마리를 다음 글에서 밝히고자 한다.



하현석 올원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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