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겨울철 두드러기, 몸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 [손인미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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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겨울철 두드러기, 몸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 [손인미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0-31 15:06

[Hinews 하이뉴스] 겨울이 다가오면 두드러기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어난다. 찬바람에 노출되면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오르고 심한 가려움과 따가움이 반복된다. 겉으로는 단순히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몸속의 순환과 면역 조절의 불균형이 근본 원인인 경우가 많다.

두드러기는 외부 자극에 대해 면역세포가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히스타민이 분비되고 피부 혈관이 확장돼 부종과 가려움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이를 단순한 피부 반응으로만 보지 않는다. 찬 기운이 몸속으로 침투하면서 기혈의 흐름이 막히고 한열(寒熱)의 균형이 깨졌을 때 나타나는 전신적인 신호로 해석한다.

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아지면서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체표 순환이 둔해진다. 그 결과 내부의 열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정체되고, 겉은 차고 속은 뜨거운 상태가 만들어진다. 이런 불균형이 반복되면 면역체계가 불안정해지고, 피부는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의 핵심은 ‘피부 진정’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 회복’에 있다.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한의학적 치료는 이러한 균형을 되찾는 과정에서 삼초(三焦)의 소통, 즉 인체 내 수분과 열의 흐름을 조절하는 통로를 원활히 하는 것을 중시한다. 삼초는 상·중·하로 나눠 전신의 에너지와 수분 대사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순환이 막히면 열이 위로 치밀고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침, 뜸, 한약 치료를 통해 삼초의 흐름을 풀어주면 체내 순환이 개선되고 면역 반응이 안정되면서 두드러기의 재발이 줄어든다. 즉, 삼초소통은 단순한 열 내림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치료라 할 수 있다.

한의학적 치료는 이처럼 삼초의 순환을 회복하고 체질별로 기혈을 조화시키며, 한기를 제거하거나 열을 다스리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몸이 냉한 체질에는 따뜻한 성질의 약재로 순환을 돕고 반대로 열이 많은 체질에는 청열(淸熱) 작용이 있는 약재를 사용한다. 이런 맞춤형 처방은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발을 예방하고 면역 체계를 안정시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또한 침 치료와 뜸 요법은 혈류 개선과 자율신경 안정에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이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면 두드러기가 쉽게 발생하므로, 침 치료를 통해 신체의 긴장을 완화하고 면역 반응을 조절하면 증상 빈도와 강도가 점차 줄어든다.

생활 관리 역시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가 커서 피부 자극이 잦으므로 체온 변화를 최소화하고 피부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카페인, 알코올, 매운 음식은 혈관을 확장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습관은 면역 안정에 필수적이다.

겨울 두드러기는 단순한 계절성 피부 질환이 아니라, 체내 순환과 면역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다. 일시적인 약물로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것보다 몸 전체의 조화와 순환을 회복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 체질과 증상에 맞는 한방 치료를 통해 몸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갈 때 찬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피부를 되찾을 수 있다.

(글 :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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