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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찍 자고 새벽 깨면 수면장애 신호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0-31 09:00

[Hinews 하이뉴스] 노인, 일찍 자고 새벽에 깨면 수면장애 신호노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잠드는 시간이 빨라지고, 깊은 잠은 줄어든다. 65세 이상 평균 수면 시간은 6~7시간으로, 젊은 성인보다 약 1시간 정도 적다. 하지만 단순히 잠이 줄었다고 문제를 넘길 수는 없다. 핵심은 수면 질이다. 얕은 잠이 많아 자주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렵다면, 충분히 누운 시간에도 실제로 잠든 시간은 짧은 ‘잔잠형’ 패턴이 된다.

많은 노인이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에 깨어 낮잠으로 보충한다. 이러한 패턴은 낮과 밤 수면을 재배치하는 자연스러운 조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면 효율 저하와 연결된다. 깊은 수면 부족은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면역 기능 약화 등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의 조기 취침·새벽 기상은 단순 노화가 아닌 수면 효율 저하와 수면장애 신호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노인의 조기 취침·새벽 기상은 단순 노화가 아닌 수면 효율 저하와 수면장애 신호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생체 시계 변화와 조기 각성


노화가 진행되면 생체 리듬이 앞당겨져 저녁형에서 아침형으로 바뀐다. 햇빛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실내 생활이 많아지면서 ‘광 자극’이 약해진다. 그 결과 저녁 8시경 졸리고, 새벽 3~4시에 깨어나는 조기 수면 패턴이 나타난다. 이를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라고 부른다.

여기에 약물, 만성 질환, 우울증, 낮잠 습관 등도 수면 리듬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진희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노인의 조기 각성은 단순히 나이 탓으로 보기 어렵다. 다양한 생활·신체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생체 시계가 앞당겨지면 밤에 충분히 자도 낮에 졸음을 느끼고, 낮잠으로 보충하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코골이·수면무호흡, 조기 발견이 중요

코골이와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은 65세 이상 노인 20~40%가 경험한다.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상태가 반복되면서 깊은 수면이 감소하고, 산소 부족으로 심혈관계 부담까지 증가한다. 수면무호흡증은 기억력 저하, 혈압 상승, 심부전 등 여러 건강 문제와 연관돼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김진희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
김진희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
김진희 과장은 “불면이나 수면무호흡증으로 수면 질 저하를 느낀다면 전문 수면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수면 중 뇌파, 호흡, 심박수, 산소포화도를 동시에 측정해 문제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며 “코골이, 주간 졸림, 고혈압·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고령층은 반드시 수면 패턴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인의 수면 문제는 나이 탓만이 아닌, 생리적 변화와 질환, 생활 습관이 얽힌 복합적 현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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