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방광 및 요도결석, 조기발견이 중요한 이유! [김정재 수의사 반·동·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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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방광 및 요도결석, 조기발견이 중요한 이유! [김정재 수의사 반·동·건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01 12:49

[Hinews 하이뉴스] 반려동물의 방광결석과 요도결석은 단순한 요로 불편을 넘어 강아지와 고양이의 일상 전반을 흔드는 질환이다. 특히 결석은 대표적인 요로계질환으로, 소변 흐름이 조금만 방해돼도 통증·염증·스트레스가 누적되며 급성 폐색으로 이어질 경우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반려묘는 해부학적 특성 때문에 요도폐색 위험이 높아 작은 변화라도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결석은 소변 속 무기질이 과포화되면서 작은 결정이 만들어지고, 이 결정들이 서로 뭉치며 단단한 돌처럼 자라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크기는 작아도 방광과 요도를 돌아다니며 점막을 자극해 혈뇨, 잦은 배뇨, 배뇨 자세 반복 등 다양한 이상 행동을 만든다. 평소 얌전한 반려견이 배뇨 시 몸을 떨거나, 반려묘가 화장실에서 오랜 시간 웅크리고 있는 모습은 초기 증상으로 봐야 한다. 보호자가 “평소와 좀 다르다”고 느끼는 순간 이미 염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다.

결석이 생기는 원인을 단순이 음수량 부족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반려동물의 신체 구조, 소변 산도, 사료의 미네랄 구성, 유전적 소인, 비만 여부, 음수량, 스트레스 노출도까지 모두 결석 형성의 원인이 된다. 반려견은 특정 품종이 결석에 취약한 경향을 보인다. 말티즈, 시츄, 요크셔테리어는 스트루바이트 결석, 미니어처 슈나우저는 옥살레이트 결석이 대표적이다.

김정재 동탄동물병원 원장
김정재 동탄동물병원 원장
반려묘 중에서도 특히 수컷 고양이는 해부학적 이유로 결석에 매우 취약하다. 고양이의 요도는 암컷과 비교해 훨씬 길고, 끝으로 갈수록 점점 더 가늘어지는 구조를 가진다. 방광에서 출발해 골반을 지나면서 S자 형태로 한 번 굽어지고, 음경 쪽에서 다시 좁아지는 부분이 나타나는데, 이 구간들이 모두 ‘좁은 통로’ 역할을 하며 작은 결석이나 점액 플러그가 걸릴 수 있는 지점이 된다. 즉, 사람으로 치면 굴곡이 많은 빨대에 작은 모래 알갱이를 흘려보내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이런 이유로 반려묘의 소변 속에서 형성된 미세 결절이나 미네랄 찌꺼기가 방광 안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요도를 타고 내려오는 순간 갑자기 막히는 일이 흔하다. 특히 요도 말단부의 직경은 매우 좁아, 결석이 머리카락 끝만 한 크기만 되어도 폐색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구조적 특성이 수컷 고양이에서 급성 요도폐색이 많고, 같은 크기의 결석이라도 고양이가 강아지보다 훨씬 빠르게 위급해지는 이유이다.

결석이 문제를 일으키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위험하다. 작은 결석은 방광을 돌아다니며 미세 출혈을 만들고, 조금만 커지면 방광 입구나 요도에 걸려 소변 흐름을 막는다. 여기에 세균 감염이나 점막 부종이 더해지면 통로는 더 좁아지고, 결국 ‘소변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된다. 이 단계에서 시간이 지체되면 방광 압력이 신장으로 전달되며 전해질 불균형, 신부전, 심장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수컷 반려묘는 급성 폐색 시 몇 시간 내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므로 지체 없이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동물병원에서는 소변검사, X-ray, 초음파, 혈액검사를 통해 결석의 종류와 위험도를 빠르게 파악한다. 방사선에 잘 보이는 결석도 있지만, 요산염·시스틴처럼 투과성이 높은 결석은 초음파에서만 보이기도 한다. 결국 핵심은 “지금 막힐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가”다. 결석이 방광 깊숙이 있을 때보다 요도 근처로 내려왔을 때 훨씬 위험하다. 고양이는 몇 mm 크기만 되어도 폐색을 일으킬 수 있어 검사 후 바로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치료는 결석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스트루바이트 결석은 처방식으로 용해가 가능하지만, 요도 폐색이 있거나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는 용해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 요도에 결석이 단단히 걸린 경우에는 카테터로 뒤로 밀어 넣어 방광 안으로 되돌리거나, 상황에 따라 요도결석제거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방광 안으로 이동시킨 결석은 필요하면 방광결석제거수술을 통해 제거하게 된다. 옥살레이트처럼 녹지 않는 결석은 수술적 치료가 기본이며, 수술 후에도 식단 조절·물 섭취량 증가·소변 산도 관리가 이어져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결석은 제거가 치료의 끝이 아니라 “관리의 시작”이라는 점을 보호자는 기억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폐색을 겪는 수컷 반려동물에게는 포피요도문합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수술은 막히기 쉬운 원래의 요도 구간을 우회해 더 넓고 직선적인 통로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고양이에서 흔히 시행되는 회음부요도절개술과 목적은 같지만, 강아지는 해부학적 차이로 인해 요도를 포피 쪽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반복 폐색은 통증뿐 아니라 방광·요도 손상을 지속적으로 누적시키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반복되면 구조적 해결이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한다. 다만 수술 후 감염 관리, 생활 적응 확인 등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뒤따라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반려견은 규칙적인 산책과 충분한 물 섭취가 기본이며, 반려묘는 흐르는 물을 제공하거나 캔 사료 비중을 늘려 음수량을 높일 수 있다. 결석 종류별로 권장되는 영양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료 선택에도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비만 관리 역시 재발률을 낮추는 핵심 요소다. 체중이 증가할수록 소변 농도가 짙어지고 요로감염 위험이 높아져 결석 형성 환경이 만들어진다.

결석 질환은 예방이 어렵지 않지만, 악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반려견이 소변을 참는 행동이 늘거나, 고양이가 화장실만 들락거리는 모습, 외음부를 과하게 핥는 행동, 소변 색의 변화는 모두 몸이 보내는 신호이다. 결석은 “조금 더 지켜보자”라는 선택이 위험한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개입하는 것이 반려묘와 반려견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글 : 김정재 동탄동물병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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