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과징금, 관련 매출액의 5.85%…“과징금만으로 억제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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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과징금, 관련 매출액의 5.85%…“과징금만으로 억제 한계”

오하은 기자

기사입력 : 2026-10-12 09:42

[Hinews 하이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의 담합 행위에 부과한 과징금이 관련 매출액의 6%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으로 발생한 매출 규모에 비해 제재 수준이 낮아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2024년부터 2026년 9월까지 공정위가 의결한 담합 사건 의결서 237건을 분석한 결과, 관련 매출액 대비 과징금 비율은 5.85%로 집계됐다. 비공개 사건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2024년부터 2026년 9월까지 공정위가 의결한 담합 사건 의결서 237건을 분석한 결과, 관련 매출액 대비 과징금 비율은 5.85%로 집계됐다. 비공개 사건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료는 한창민 의원실 제공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2024년부터 2026년 9월까지 공정위가 의결한 담합 사건 의결서 237건을 분석한 결과, 관련 매출액 대비 과징금 비율은 5.85%로 집계됐다. 비공개 사건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료는 한창민 의원실 제공

분석 대상 사건의 관련 매출액은 총 36조3894억원에 달했지만, 부과된 과징금은 2조1299억원에 그쳤다. 담합과 관련된 매출 규모에 비해 실제 제재 금액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의미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과징금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더욱 뚜렷해진다. 관련 매출액 대비 과징금 비율은 2024년 1.54%, 2025년 1.32%로 2년 연속 1%대에 머물렀다. 반면 2026년에는 11.90%로 크게 높아졌다. 다만 올해 비율이 급등한 데에는 설탕과 밀가루 담합 사건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설탕과 밀가루 담합 사건은 모두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에 해당했다. 당시 적용 기준에 따르면 해당 유형의 위반 행위에는 관련 매출액의 10.5% 이상 20% 미만을 부과 기준율로 적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조정과 감경이 이뤄지면서 최종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 대비 설탕 담합 12.4%, 밀가루 담합 11.8%에 그쳤다고 한 의원은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들이 가격이나 거래 조건 등을 공동으로 결정해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부과액은 위반 행위의 유형과 중대성, 관련 매출액 등을 토대로 법령과 관련 고시에 따른 산정 기준을 적용해 결정된다. 위반 행위의 성격과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과징금이 달라질 수 있지만, 관련 매출액과 비교해 최종 제재 수준이 낮다면 기업이 담합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포기할 유인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제도 개선론의 핵심이다.

특히 담합은 개별 기업의 가격 결정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반의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와 거래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과징금의 억제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징금이 담합으로 얻는 이익이나 예상되는 피해에 비해 낮게 책정될 경우, 적발에 따른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담합을 선택할 유인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행정기관의 과징금 부과만으로는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사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한창민 의원은 현행 과징금 제도의 억제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현행 과징금제도는 관련 매출액 대비 과징금 비율이 낮아 담합 유인을 없애는 데 한계가 있다”며 “최대 부과 기준율을 현행 20%에서 30%로 높이더라도 조정 단계에서 감경이 반복되면 충분한 담합 억지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과징금 상향뿐 아니라 담합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 담합이 적발되면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감당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업들이 인식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합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려면 과징금 산정 기준과 감경 절차를 면밀하게 점검하는 동시에 피해자 구제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에 부과하는 행정적 제재와 별개로 담합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와 사업자가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오하은 기자

haeun@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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