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정영훈 중앙대학교광명병원 교수팀이 주도한 ‘2025년 동아시아인 대상 항혈소판제 치료 권고안’이 국제 학술지 JACC: Asia 7월호에 발표됐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안은 한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국가 심장학 전문가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작성돼 의미가 크다.

정 교수는 2012년 처음 제안한 ‘동아시안 패러독스(East Asian Paradox)’ 개념을 기반으로 동아시아인의 항혈소판제 반응 차이를 심층 분석했다. 동아시아인은 클로피도그렐 반응성이 낮아 혈전 위험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출혈 부작용이 더 많다는 역설적 현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서구 기준의 항혈소판 치료를 동아시아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출혈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특히 P2Y12 억제제인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은 허혈 예방 효과는 비슷하지만 출혈률은 2배 이상 높아, 권고안은 고강도 치료를 1~3개월로 제한하고 이후에는 감량이나 클로피도그렐 전환을 권장한다.

동아시아와 백인(서양인) 환자에서 다른 항혈소판제 치료 효과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제공)
동아시아와 백인(서양인) 환자에서 다른 항혈소판제 치료 효과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제공)
정 교수는 “서구 표준 치료가 동아시아인에게 같은 효과를 보장하지 않으므로 출혈 위험 평가에 맞춘 맞춤형 접근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출혈 위험 평가 도구는 동아시아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저체중 및 노쇠 등 세밀한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고안은 ‘조기 이제요법’과 ‘단일요법 전환’을 함께 강조하며, 장기 단일요법으로 아스피린보다 클로피도그렐을 우선 권고한다. 최근 동아시아 임상시험 결과 클로피도그렐 단독 사용 시 출혈 위험이 증가하지 않고 허혈성 사건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영훈 중앙대학교광명병원 교수
정영훈 중앙대학교광명병원 교수
정 교수는 “이번 합의문이 동아시아 전역에 적용 가능한 새 치료 패러다임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위험도 평가 시스템 개발과 치료 가이드라인 표준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시안 패러독스’는 초기 관찰을 넘어 치료 전략 설계의 핵심이 되어야 하며, 이번 권고안이 한국형 항혈소판제 치료 기준 확립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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