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선종양 양성, 악성 정확히 구별하려면? [하정훈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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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선종양 양성, 악성 정확히 구별하려면? [하정훈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24 10:20

[Hinews 하이뉴스] 침을 분비하는 침샘에도 종양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침샘 종양이 이하선종양이다. 이하선종양은 가장 큰 침샘인 귀밑샘에 생기는 종양으로, 전체 침샘 종양의 70-80%를 차지한다.

이하선종양은 크게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구분된다. 2022년 세계보건기구(WHO) 분류 기준에 따르면, 양성종양은 15종, 악성종양(침샘암)은 21종에 달할 정도로 조직 형태가 다양하다. 악성종양 중에서도 악성도가 낮은 암은 자라는 속도도 느리고 초음파검사나 CT에서 양성종양과 차이가 없으며, 세포검사나 중심생검 같은 간단한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흔하다. 간단한 검사에서는 양성종양이라고 나왔지만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하선종양 가운데 악성종양은 약 10%, 양성종양은 약 90%를 차지한다. 악성도가 높은 악성종양은 상대적으로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주변조직에 고정되어 잘 움직이지 않는 특징이 있다. 진행하면 림프절 전이가 생겨 목멍울이 여러 개 만져질 수 있고, 안면신경 마비 증상이 나타나거나 드물게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악성종양은 드문 편이고, 더 많은 악성종양들과 대부분의 양성종양은 증상만으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양성종양 중 가장 흔한 다형선종은 오래 방치하면 악성화될 수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정훈 땡큐서울의원 원장
하정훈 땡큐서울의원 원장
귀 아래나 귀 앞쪽 볼, 턱뼈 주변에 멍울이 만져지면 이하선종양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통증이 없는 멍울이 만져지면 종양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몇 달 또는 몇 년간 방치하더라도 대부분 크기 변화가 별로 없는 것이 특징인데, 어느 순간 자라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느껴지면 서둘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렇게 방치해 두면 악성종양을 키워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고, 양성종양이 악성화될 가능성도 있어 위험하다. 오랜 기간 방치해 크기가 커지면 수술 흉터가 커지고, 수술 중 안면신경 손상의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여러모로 불리하다.

이하선종양은 진단 경험이 풍부한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전문 의료진을 찾아 검사 받고 수술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하선종양은 보기 드문 질환이라 의료진의 임상 경험이 부족한 경우 림프절염이나 피지낭종으로 오인해 초기 진단이 늦어지거나 수술이 불완전한 경우가 흔하다.

이하선종양을 진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초음파검사이다. 필요한 경우 세침흡인세포검사, CT, MRI 등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수술이다. 이하선종양 수술 과정에서는 특별히 정교함이 요구된다. 해부학적으로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이기 때문에 수술 시 안면신경을 잘 보존하면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수술적 제거 방법과 절제 범위가 달라진다. 이하선종양이 안면신경보다 얕은 위치, 특히 피부 쪽으로 가까운 부위에 있을 경우에는 피막외 절제술을 시행한다. 절개 길이가 짧고 1자형, V자형, S자형 등 다양한 형태의 절개로 수술을 진행한다. 경우에 따라 이하선 천엽 부분 절제술이나 이하선 심엽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하선종양을 절제한 후에는 반드시 조직검사를 시행해 악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하선종양 수술은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피부 절개, 수술 방법을 적용하지 않고 종양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개별화해 흉터를 최소화한다. 또 수술 과정에서 지혈이 잘 이루어지면 별도로 배액관을 삽입할 필요가 없고 회복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이하선종양 환자는 수술 당일 오후나 다음날 아침에 퇴원이 가능하다.

(글 : 하정훈 땡큐서울의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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