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여성 대장암이 주로 오른쪽(상행결장)에 발생하며, 이 부위 암세포에서 면역 회피 유전자가 강하게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게재됐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갑상선암과 근소한 차이로 발생률 2위에 오른 흔한 암으로, 환자의 약 40%가 여성이다. 그러나 성별에 따라 발병 부위와 진행 양상이 뚜렷이 달라 여성은 오른쪽 대장암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조기 발견이 어려운 편평한 선종에서 시작된다. 반면 남성은 왼쪽 대장암이 많고, 비교적 빠른 시기에 발병한다.

(왼쪽부터)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송진희 연구교수, 최용훈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송진희 연구교수, 최용훈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378명의 대장암 환자 조직을 분석해 여성 오른쪽 대장암에서 항산화 관련 유전자 ‘NRF2’와 면역억제 단백질 ‘PD-L1’ 발현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NRF2는 세포 생존을 돕고, PD-L1은 면역세포 공격을 차단해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돕는다. 이는 여성 오른쪽 대장암이 면역 회피에 유리한 환경에서 발생한다는 의미다.

또한 대장암 진행에 따라 염증 관련 유전자 ‘COX-2’와 ‘IL-1β’의 발현도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발견해, 염증과 면역 환경이 암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번 연구가 면역항암제 개발과 환자 맞춤형 치료, 치료 반응 예측에 중요한 생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면에서 바라본 대장암의 위치별 분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정면에서 바라본 대장암의 위치별 분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김나영 교수는 “대장암을 단순히 위치와 병기로 나누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성별과 발생 위치에 따른 암세포 작동 방식의 차이를 유전자 수준에서 처음으로 밝힌 의미 있는 연구”라며 “특히 여성 오른쪽 대장암에서 면역 회피 유전자 활성화가 뚜렷해 맞춤 면역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 사업의 후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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