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가을 아침, 찬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하던 5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갑작스러운 가슴 압박감과 왼쪽 팔의 저림을 경험했다. 처음엔 단순한 피로나 숨참으로 여겼지만, 결국 병원을 찾아 협심증 진단을 받았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할 때 발생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은 더 많은 부담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심근에 산소 공급이 줄고, 가슴 통증이나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

김성해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특히 새벽이나 아침처럼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심혈관계에 무리가 가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철,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은 협심증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철,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은 협심증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기온 떨어지면 혈관 수축... 새벽 운동이 위험할 수 있는 이유

가을과 겨울철에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 증가한다. 그 이유는 기온 변화가 혈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갑자기 찬 공기를 마시거나, 추운 날씨에 무리한 운동을 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심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협심증 발작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사람은 새벽 운동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기온이 올라간 오전 10시 이후에 활동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또한 흡연은 관상동맥을 수축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협심증 위험을 최대 4배까지 높일 수 있어 금연이 필수다.

◇흉통뿐 아니라 턱·팔·속쓰림으로도 나타나는 협심증

협심증의 대표 증상은 가슴을 꽉 조이는 듯한 통증이다. 그러나 통증은 가슴뿐 아니라 턱, 목, 어깨, 팔로 퍼질 수도 있고, 속이 메스껍거나 숨이 차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은 여성호르몬 보호 효과가 줄어들며 발병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협심증 환자 약 70만 명 중 80% 이상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며, 폐경 여성의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협심증은 대부분 몇 분 안에 증상이 사라지지만, 방치하면 심근경색으로 진행될 수 있다. 자주 반복되거나 아침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나타난다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성해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김성해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예방의 핵심은 생활 습관, 무리한 운동보다 몸 상태 먼저 체크

협심증은 비교적 진단이 쉬운 편이다. 증상이 의심되면 심전도, 심초음파, 운동부하 검사, CT, 관상동맥 조영술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로도 충분히 관리 가능하며, 필요시 스텐트 삽입술이 시행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고지방·고염분 식단보다는 채소, 생선, 견과류, 올리브오일 위주의 식습관이 바람직하다.

유산소 운동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날씨가 너무 춥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땐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중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멈추고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김성해 교수는 “협심증은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조기 진단과 생활 관리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며 “특히 일교차가 큰 가을철엔 몸의 작은 신호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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