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병원에 따르면, 이 남성은 스페인과 아프리카 기니 여행 후 귀국해 고열과 극심한 피로를 겪었다. 동네 병원을 찾았다가 상태가 악화돼 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검사 결과 말라리아 감염이 확인됐다. 초기엔 패혈증으로 의심됐으나, 분자진단검사(PCR) 결과 치명적인 열대열 말라리아(Plasmodium falciparum) 감염이 밝혀졌다.

더 큰 문제는 이 환자가 출국 전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했음에도 감염됐다는 점이다. 확인 결과, 그는 ‘클로로퀸(Chloroquine)’을 복용했는데, 이는 동남아·중남미 지역에서만 예방 효과가 있는 약이다.
서아프리카를 포함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클로로퀸에 100% 내성이 생긴 고위험 지역으로, WHO와 CDC 모두 해당 지역엔 클로로퀸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이진영 온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출국 전 감염내과나 여행의학 클리닉을 방문해 여행 국가에 맞는 예방약을 정확히 처방받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말라리아는 2022년 기준 전 세계 약 2억4900만 명이 감염됐고, 93%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했다. 주요 발병국은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모잠비크 등이며, 사망자 60만 명 중 76%는 5세 미만 아동이었다.
특히 열대열 말라리아는 증상이 빠르게 진행돼, 감염 확인 즉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아프리카 지역 말라리아 예방에 권장되는 약은 다음과 같다.
메플로퀸 (mefloquine),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 (atovaquone-proguanil), 독시사이클린 (doxycycline)이다.
온병원 감염병센터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객들을 위한 안전 수칙도 안내했다.
· 출국 전 감염병 정보 확인 및 의료진 상담
· 지역에 맞는 예방약·예방접종
· 모기 기피제, 모기장, 긴 옷 착용
· 귀국 후 발열·오한 증상 시 반드시 해외여행력 알리고 진료받기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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