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설사나 혈변이 몇 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장염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최근 젊은 층에서 환자가 늘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점막에 염증과 궤양이 연속적으로 생기는 만성 질환이다. 주된 증상은 잦은 설사, 혈변, 점액변, 복통, 발열 등이다. 일반적인 장염은 수일 내 호전되지만, 이 질환은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지속되거나 재발을 반복하는 게 특징이다.

이원명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크론병과 달리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국한돼 병변이 끊김 없이 나타난다”며 “젊은 층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방치하면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4만 명을 넘어섰고, 10년 새 4배 이상 늘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면역 이상, 장내 미생물 변화,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젊은 층에서도 늘고 있어, 수주 이상 지속되는 설사와 혈변 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궤양성 대장염은 젊은 층에서도 늘고 있어, 수주 이상 지속되는 설사와 혈변 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치료는 '관해'가 목표, 내시경에서 염증 사라지는 단계까지


진단은 증상 외에도 대장내시경, 조직검사, 혈액·대변 검사, 영상 검사 등을 종합해 이뤄진다. 초기에는 5-ASA(5-아미노살리실산) 계열의 약물이 사용되며, 증상이 심하거나 반응이 없을 경우 스테로이드·면역조절제·생물학적 제제 등이 추가된다.

최근엔 기존 약물에 효과를 보지 않던 환자도 생물학적 제제나 소분자 약물로 '관해' 상태에 도달하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관해란 증상이 없어지고, 내시경에서도 염증이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 교수는 “완치가 어렵다고 해도 조기 치료로 충분히 정상에 가까운 생활이 가능하다”며 “단순히 증상을 줄이는 걸 넘어서, 내시경에서 염증이 사라진 '점막 관해'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명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원명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식습관·생활 관리도 치료 못지않게 중요


질환이 만성화되면 대장암, 장 협착, 독성 거대결장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합병증이 심한 경우엔 대장 절제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선 식습관과 생활 관리도 필수다. 자극적인 음식, 카페인, 알코올은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흡연과 스트레스는 염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히므로, 금연과 정서적 안정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혼동하기 쉬워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설사·혈변·점액변이 몇 주 이상 반복된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하고, 가족력까지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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