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부정맥 환자 수는 2018년 약 37만 명에서 2022년 46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10~30대 젊은 환자 수가 약 30%나 늘어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민식 인천힘찬종합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은 “부정맥은 심장의 맥박이 불규칙한 경우로 종류가 다양한데, 위험하지 않은 부정맥도 있지만 위험한 부정맥도 있다. 젊은 층의 경우 두근거림, 어지러움, 실신 등 부정맥 증상을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 탓으로 여기고 지나치기 쉽지만, 심실빈맥 등 치명적인 부정맥으로 인해 예측할 틈도 없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심장의 구조적 질환이나 유전, 약물, 자율신경 이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고카페인 음료 섭취 등 젊은 세대의 생활 습관 변화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흔한 자각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이나 심계항진이다. 이 외에도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 어지럼증, 숨참, 실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이 자주 반복되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다 보니, 초기 진단이 어렵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심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심실에서 발생하는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 같은 악성 부정맥은 젊은 나이에도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조기 진단이 생명을 구한다
부정맥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심정지, 뇌졸중,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심방세동'은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해 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이 뇌로 이동하면 뇌졸중을 일으킨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5배나 높다.
또한, 부정맥이 심장 기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심부전으로도 발전할 수 있으며, 고혈압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그 위험은 더 커진다. 실제로 젊은 나이에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례 중 상당수가 진단받지 못한 부정맥 때문이다.

특히 심방세동 환자는 항응고제 투여를 통해 혈전 생성 위험을 낮추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향후 치료 방향과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이다.
김민식 과장은 “가족 중에 심장질환이나 돌연사 병력이 있다면 젊은 나이라도 혈관 건강 관리와 심장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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