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혹시 우리 아이가 학교나 학원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고, 관찰해 본 적이 있는가? 지금 아이가 책상에 가만히 앉아 공부하지 못하고 서성거리거나, 공부나 일을 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수를 자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이처럼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주의력이 분산되고 산만한 상태를 ‘주의력 결핍’이라고 한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잠시도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거나 규율을 지키지 못하며, 남의 대화나 놀이에 쉽게 참견하거나 방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를 ‘과잉행동 아동’이라고 한다. 이 두 가지 증상은 보통 따로 나타나기보다 함께 나타나며, 이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부른다.

2017년 약 5만3000명이던 ADHD 환자는 2021년 약 10만2000명으로 92.9%나 증가했다. 의료기관을 찾지 않았지만 ADHD 증상을 보이는 아동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급마다 ADHD 아동이 한두 명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윽박지르거나 혼을 낸다고 해서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며, 오히려 틱장애나 반복적인 문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다.

류석균 해아림한의원 원장
류석균 해아림한의원 원장
ADHD 아동은 특정 자극에 집중하기 어려워 지적을 받아도 잘 고치지 못한다. 몸을 비비꼬거나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며, 다른 소리가 들리면 곧바로 주의가 분산된다. 시험에서도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고 성급히 풀어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또 팔과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이고,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충동성이 강하다. 말이나 행동이 많고, 규칙을 이해하거나 욕구를 조절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특성은 단순한 야단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아동기, 청소년기, 성인기에 수행해야 할 과제가 다르기 때문에 ADHD가 나타나는 양상은 달라지지만, 자극에 집중하기 어려운 점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아동기에는 수업 중 딴짓을 하거나, 쉽게 산만해지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청소년기와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ADHD가 성인까지 이어질 확률은 약 20~30%로 추정된다.

성인 ADHD의 경우 충동성이 두드러진다.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지 못하거나, 동료 및 상사와의 잦은 마찰, 충동적 행동으로 인한 사고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ADHD 아동은 충동적이고 산만한 행동으로 인해 자주 꾸중을 듣는다. 이로 인해 스스로를 '문제아', '무엇이든 잘 못하는 아이'로 인식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학습 능력도 저하되며, 다양한 행동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가족과 교사 등 주변 어른들이 교육을 통해 치료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ADHD 아동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을 차분하게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 방의 벽지나 가구 색상도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좋으며, 여러 장난감을 한꺼번에 주기보다 한 번에 하나씩 제공해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래와 함께 놀 때도 다수가 아닌 비슷한 성향의 한두 명과 어울리게 하고, 점차 관계의 폭을 넓혀 가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물건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활동에 대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아이의 성장은 빠르게 이뤄지며, 상당 부분은 유아기에 결정된다. 이 시기에 적절한 환경적 자극이 개입되면 인지 발달뿐 아니라 학교 생활, 사회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ADHD, 틱장애, 학습장애를 겪는 아이들은 실패에 민감한 인지 특성을 지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스스로 ‘해도 잘 안 된다’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또래와 자신을 비교하며 문제를 감추려 하거나, 그 과정에서 우울감, 과격한 행동, 난폭한 성격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자존감 저하와 사회적 위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ADHD와 같은 발달 문제는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에 발견돼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늦게 시작하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는 있어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꾸준한 관심과 적절한 개입이 중요하다.

(글 : 류석균 해아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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