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아 전신마취, 인지·정서 발달에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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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아 전신마취, 인지·정서 발달에 영향 없어”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0-17 10:45

[Hinews 하이뉴스] 이지현·지상환 서울대병원 소아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생후 2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짧은 전신마취가 지능이나 행동 발달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수술 상황에서 널리 사용되는 흡입마취제의 농도를 조절하고, 보조 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균형 마취’ 방식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이뤄졌다.

연구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생후 2세 미만 소아 수술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상자들은 흡입마취제만 사용하는 단독군과 덱스메데토미딘·레미펜타닐 같은 보조 약제를 병용한 그룹으로 나뉘었다.

평균 마취 시간은 두 그룹 모두 약 75분이었으며, 병용군에서는 흡입마취제 농도를 평균 30%가량 줄일 수 있었다. 이후 아이들이 만 28~30개월이 됐을 때, 비언어적 지능검사와 보호자 보고식 정서·행동 평가를 통해 발달 상태를 비교했다.

그 결과, 지능지수(IQ), 언어 능력, 행동·정서 평가 등 모든 항목에서 두 그룹 간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흡입마취제 농도를 줄이는 방식이 단기적인 인지 발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PANDA, MASK, GAS 등 해외 연구가 ‘마취 유무’ 또는 ‘전신마취 vs 척추마취’에 초점을 둔 것과 달리, 실제 임상에서 적용 가능한 마취 방식의 안전성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왼쪽부터) 이지현·지상환 서울대병원 소아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왼쪽부터) 이지현·지상환 서울대병원 소아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지상환 교수는 “현 시점까지는 짧은 전신마취가 인지나 정서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만 5세 시점의 추가 추적조사를 통해 장기적인 안전성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단회 전신마취의 단기 신경발달 영향을 객관적으로 검증한 결과로, 널리 사용되는 흡입마취제가 비교적 안전하다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nesthes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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