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연구팀, 9년 추적 대규모 코호트 분석 결과

[Hinews 하이뉴스] 유방암 수술 후 재건성형에서 일반적으로 자연스러운 결과를 기대하며 선호되는 자가조직 재건술이, 실제로는 정신건강 측면에서는 인공 보형물 재건보다 불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병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박찬우 전공의, 유재민·박웅기 유방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를 이용해 유방암 환자 2만4930명을 최대 9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연구는 외과 분야 상위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자가조직 재건 환자 5113명과 인공 보형물 재건 환자 1만4738명을 성향점수매칭 방식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자가조직을 이용한 환자 그룹에서 불안·우울·수면장애 등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보형물 그룹보다 13% 높았다. 특히 불안장애의 상대위험도는 25%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수술 과정과 회복 부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자가조직 재건은 복부나 등의 조직을 이용하는 만큼 수술 시간이 길고 통증이 크며, 비용과 회복 기간도 상대적으로 길다. 이에 따라 기대와 실제 결과 사이의 간극이 심리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전병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 박찬우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유재민·박웅기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왼쪽부터) 전병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 박찬우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유재민·박웅기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전병준 교수는 “자가조직 재건은 자연스러운 외형을 얻을 수 있지만, 환자마다 신체적·정신적 회복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유재민 교수는 “특히 50세 이상 환자에서 자가조직 재건 후 정신질환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며 “수술 방식은 나이와 건강상태, 심리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유방암 수술 후 즉시 복원을 택하는 환자가 늘고 있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지연 재건이 오히려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 교수는 “50세 미만 환자의 경우 지연 재건 시 정신질환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며 “환자 개개인의 삶의 질을 중심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2024년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설립해 암 치료 이후 환자의 심리·사회적 회복을 지원하는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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