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액으로 두경부암 조기진단... AI·그래핀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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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액으로 두경부암 조기진단... AI·그래핀 결합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04 11:16

[Hinews 하이뉴스]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정호상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타액만으로 두경부암을 98%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첨단 재료공학과 AI를 결합한 비침습적 진단법을 적용하고, 그 유용성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첫 사례다.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진행암에서는 5년 생존율이 4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진다. 기존 진단법은 내시경이나 조직 생검이 필요하고, 액체 생검은 혈액 속 종양 DNA가 적어 정확도가 낮았다. 이에 연구팀은 타액을 활용한 진단 기술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그래핀과 금 나노구조를 결합한 센서 기판을 제작해 타액 내 대사물질을 초고감도로 검출했다. 그래핀 표면의 미세 주름과 금 나노코랄 구조를 활용해 신호를 증폭하고, 시간 의존적 모니터링에서도 2시간 동안 안정적 신호를 유지했다.

(왼쪽부터)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정호상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서효정 한국재료연구원 연구원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왼쪽부터)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정호상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서효정 한국재료연구원 연구원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타액 70개 대사물질 분석 후 AI를 통해 15개의 두경부암 바이오마커를 최종 확인했다. 티오시아네이트, 페닐알라닌, 메티오닌 등은 암 관련 대사와 연관성이 있으며, 트립토판, 발린, 류신 등은 암세포 대사 과정에서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두경부암 환자 25명과 건강한 대조군 25명을 분석한 결과, 센서와 AI 모델은 특이도 100%, 민감도 96%, 정확도 98%를 기록했다. 5회 반복 검증에서도 평균 정확도 93% 이상을 유지해 재현성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박준욱 교수는 “기존 진단법 대비 부담이 적은 타액 검사로 조기 진단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며, “발견한 15개 바이오마커는 두경부암 병리 메커니즘 이해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호상 교수는 “이번 플랫폼은 타액 내 미량 대사물질 검출뿐 아니라 다른 질환 바이오마커 발굴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의학, 공학을 결합한 다학제적 접근으로, 비침습적 질병 진단과 바이오마커 발굴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국제 저널 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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