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정호상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타액만으로 두경부암을 98%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첨단 재료공학과 AI를 결합한 비침습적 진단법을 적용하고, 그 유용성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첫 사례다.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진행암에서는 5년 생존율이 4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진다. 기존 진단법은 내시경이나 조직 생검이 필요하고, 액체 생검은 혈액 속 종양 DNA가 적어 정확도가 낮았다. 이에 연구팀은 타액을 활용한 진단 기술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그래핀과 금 나노구조를 결합한 센서 기판을 제작해 타액 내 대사물질을 초고감도로 검출했다. 그래핀 표면의 미세 주름과 금 나노코랄 구조를 활용해 신호를 증폭하고, 시간 의존적 모니터링에서도 2시간 동안 안정적 신호를 유지했다.
(왼쪽부터)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정호상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서효정 한국재료연구원 연구원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타액 70개 대사물질 분석 후 AI를 통해 15개의 두경부암 바이오마커를 최종 확인했다. 티오시아네이트, 페닐알라닌, 메티오닌 등은 암 관련 대사와 연관성이 있으며, 트립토판, 발린, 류신 등은 암세포 대사 과정에서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두경부암 환자 25명과 건강한 대조군 25명을 분석한 결과, 센서와 AI 모델은 특이도 100%, 민감도 96%, 정확도 98%를 기록했다. 5회 반복 검증에서도 평균 정확도 93% 이상을 유지해 재현성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박준욱 교수는 “기존 진단법 대비 부담이 적은 타액 검사로 조기 진단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며, “발견한 15개 바이오마커는 두경부암 병리 메커니즘 이해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호상 교수는 “이번 플랫폼은 타액 내 미량 대사물질 검출뿐 아니라 다른 질환 바이오마커 발굴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의학, 공학을 결합한 다학제적 접근으로, 비침습적 질병 진단과 바이오마커 발굴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국제 저널 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