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기침이나 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대부분은 감기라고 생각하고 지나치지만, 증상이 오래가거나 목의 이물감, 압통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갑상선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염은 갑상선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며, 원인과 진행 양상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뉜다. 같은 갑상선염이라 하더라도 증상과 경과가 서로 다르고 치료 접근법도 달라진다.
갑상선염은 크게 급성과 아급성, 무통성 및 만성 형태로 구분된다. 급성 갑상선염은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통증이 심하고 고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와 달리 아급성 갑상선염은 상기도 감염, 즉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질환 이후에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목 앞쪽이 붓고 통증이 귀나 턱, 가슴 쪽으로 퍼지는 양상이 특징이며, 침을 삼키거나 기침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 이러한 통증성 갑상선염은 염증 과정에서 갑상선 세포가 파괴되면서 갑상선호르몬이 한꺼번에 혈중으로 분비되고, 이로 인해 일시적인 갑상선 기능항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염증이 가라앉는 과정에서는 반대로 호르몬 생산이 떨어지며 기능저하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송영기 땡큐서울의원 원장
이처럼 아급성 갑상선염은 하나의 염증 과정 안에서 기능 항진과 저하가 모두 나타나는 독특한 경과를 보인다. 이런 이유로 단순히 혈액검사에서 갑상선호르몬 수치만으로 진단하기 어렵다. 영상검사와 염증 수치, 통증의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염증으로 인한 통증과 피로, 발열이 두드러지며 시간이 지나면서 갑상선이 단단해지고 부은 듯한 느낌이 지속된다. 이러한 시기에 항갑상선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기능저하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이 없는 형태의 갑상선염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무통성 갑상선염과 산후 갑상선염이 있다. 무통성 갑상선염은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생기며, 별다른 통증 없이 일시적인 기능 항진이나 저하가 번갈아 나타난다. 피로감, 심장 두근거림, 체중 변화가 주요 증상으로,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산후 갑상선염은 출산 후 수개월 내에 나타나며,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와 면역 체계의 불안정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출산 직후 피로, 체중 감소, 감정 기복 등이 흔히 나타나지만, 단순히 출산 후 회복 과정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증상이 오래가거나 심해지면 내분비내과에서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성 갑상선염의 대표적인 형태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면역 체계가 자신의 갑상선 조직을 공격해 서서히 손상시키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통증 없이 갑상선이 단단하고 커지며 점차 갑상선호르몬 생성 능력이 떨어진다. 그 결과 만성적인 피로, 체중 증가, 추위에 대한 예민함, 피부 건조, 우울감 등이 나타난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보다는 평생 관리가 필요하지만, 호르몬 보충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 없이 조절이 가능하다.
갑상선염의 진단에는 혈액검사와 함께 갑상선 초음파검사가 필수적이다. 초음파를 통해 갑상선의 크기, 염증 정도, 결절 유무를 확인하고, 자가항체 검사로 면역 반응 여부를 파악한다. 경우에 따라 미세침흡인세포검사로 염증성 병변과 종양성 병변을 구분하기도 한다. 치료는 원인과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급성 세균성 갑상선염은 항생제가 필요하며 아급성 갑상선염은 소염제나 스테로이드로 염증을 가라앉힌다. 무통성 및 산후 갑상선염은 대체로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기능 이상이 심할 때는 호르몬 조절 약물을 일정 기간 사용한다.
갑상선염은 초기에 발견해 적절히 관리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초기 증상이 감기나 피로, 단순한 체중 변화와 비슷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이 부은 듯한 느낌이 들거나, 목의 통증이 오래 지속되고, 체중 변화나 피로가 반복된다면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면역체계가 흔들리며 갑상선염이 나타나기 쉬운 만큼, 감기처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자신의 몸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