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피부의 붉은 기와 각질, 그리고 가려움으로 이어지는 불편함은 단순한 피부 트러블처럼 보이지만, 지루성피부염은 그보다 깊은 원인을 지닌 만성 질환이다. 외모의 변화뿐 아니라 심리적인 위축, 대인 관계의 불안감까지 초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얼굴, 두피, 가슴 등 피지 분비가 활발한 부위에 자주 나타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해 환자에게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준다. 겉으로는 청결 문제로 오해받기 쉽지만, 실제로는 피지선의 과도한 활동, 효모균의 증식,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지루성피부염을 피부 표면의 염증으로만 보지 않는다. 인체 내부의 불균형이 피부를 통해 드러나는 신호로 해석하며, 피부의 자생력과 내부 순환의 조화 회복에 초점을 둔다. 특히 ‘습열(濕熱)’과 ‘열독(熱毒)’이 체내에 쌓여 배출되지 못하거나, 소화기 계통인 ‘비위(脾胃)’ 기능이 약해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지루성피부염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아니라 몸속의 막힌 순환을 회복하는 데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위해 ‘삼초(三焦)’의 균형과 소통을 중시한다. 삼초란 인체의 기운이 순환하는 세 영역으로, 상초(上焦)는 호흡과 면역, 중초(中焦)는 소화와 흡수, 하초(下焦)는 배설과 생식 기능을 담당한다. 이 세 부분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몸의 열과 노폐물이 원활히 배출되고, 면역과 피부 대사가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피로나 스트레스, 생활 불균형으로 삼초의 흐름이 막히면 열이 위로 치밀고, 피지선과 모공 주변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 지루성피부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초소통치료는 이 막힌 흐름을 풀어주는 과정이다. 기혈 순환을 촉진하고, 쌓인 열과 독소를 배출시켜 피부의 내부 환경을 안정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환자의 체질과 피부 상태를 세밀히 진단해 맞춤 한약을 처방하며, 비위 기능 강화와 간의 해독 작용을 동시에 도모한다.
또한 약침과 침 치료를 병행해 염증 반응을 진정시키고, 피부 속 순환을 돕는다. 외용 한방제는 자극을 최소화해 피부의 진정과 재생을 유도한다. 이런 전신적 치료와 국소 치료의 병행은 피부 겉의 증상을 넘어서 몸속 원인을 다루는 방식으로, 재발을 줄이고 피부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한의학적 치료가 피부 속 환경을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면, 생활 관리 역시 치료의 연장선에 있다.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은 체내 열을 가라앉히고, 삼초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본이다. 세안 시에는 자극이 적은 세정제와 미온수를 사용하고, 세정 후에는 보습제를 발라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지켜야 한다.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수분과 신선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은 체내 열독 배출에 도움이 된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누적될 때 피부의 순환이 개선되고, 지루성피부염의 재발 가능성도 낮아진다.
전문가들은 한방 치료와 생활 관리가 함께 이뤄질 때, 지루성피부염으로 인한 불편함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안정된 피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