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매년 11월 12일은 세계 폐렴의 날이다. 폐렴은 암과 심장 질환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질환으로, 최근 10년간 사망률이 급격히 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폐렴 사망률은 59명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2014년과 비교하면 무려 149%나 높아졌다.
폐렴은 공기 중 세균과 바이러스가 폐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음식물이나 침, 위 내용물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 생기는 흡인성 폐렴도 있다. 특히 구강 내 세균이 많으면 흡인성 폐렴의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Oral Health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치주염과 같은 잇몸병이 폐렴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철저한 구강 관리가 폐렴 예방에 실제 효과가 있음을 강조하며, 구강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국내에서 잇몸병은 이미 ‘국민병’ 수준으로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잇몸병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약 1,958만 명에 달하며, 감기 환자(약 1760만 명)를 넘어섰다. 잇몸병을 방치하면 단순한 구강 문제를 넘어 전신 질환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가 필수다.
◇잇몸병 예방, 핵심은 양치법
잇몸병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방법은 올바른 양치다. 구강 내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가 결합해 생기는 플라그는 치간과 잇몸선에 집중적으로 쌓인다. 이 부위를 제대로 닦지 않으면 염증이 생기기 쉽다.
대한구강보건협회가 권장하는 ‘표준잇몸양치법(변형 바스법)’은 칫솔을 연필 잡듯 가볍게 쥐고, 45도 각도로 잇몸선에 대어 5~10회 미세 진동을 준 뒤, 손목을 이용해 치아 쪽으로 쓸어내듯 양치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을 꾸준히 실천하면 잇몸 염증과 출혈을 줄이고, 플라그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잇몸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폐렴 등 전신 질환 위험이 높아지므로, 올바른 양치 습관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잇몸 손상 없이 세정하려면 힘 조절
양치를 강하게 하거나 칫솔을 세게 누르면 오히려 잇몸이 손상될 수 있다. 잇몸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적절한 힘으로 부드럽게 닦는 것이 중요하다.
힘 조절이 어려운 경우 음파전동칫솔이 도움 된다. 음파전동칫솔은 미세 진동과 공기방울로 치간과 잇몸선을 부드럽게 청소하며, 잇몸 손상 위험을 최소화한다. 연구에 따르면, 음파전동칫솔 사용 시 치은염과 잇몸 출혈, 플라그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동 칫솔만 사용할 경우 잇몸 상태가 오히려 악화되거나 플라그 제거 효과가 낮았다.
◇식후 1분 내, 2분 이상, 하루 3회
하루 3회 양치가 권장된다. 식사 후 1분 이내 시작해 최소 2분 이상 닦으면, 플라그 제거와 잇몸 보호 효과가 극대화된다. 특히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작은 습관 하나가 전신 질환 예방과 직결된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은 “잇몸병은 전신 질환과 연관될 수 있음에도 심각성이 종종 간과된다”며, “꾸준한 올바른 양치 습관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