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강박증은 흔히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신경계의 자동 반응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서현욱 해아림한의원 원장은 “강박은 불안이 과도하게 올라올 때 뇌가 반복 행동을 일으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며 “단순히 억누르거나 ‘그만해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박 행동은 대부분 스스로도 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멈추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서 원장은 “이는 뇌의 특정 회로, 특히 불안을 감지하고 해소하는 회로가 과도하게 민감해져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처럼, 멈추고 싶어도 계속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박을 단순 의지 문제로 보면 자기 비난으로 이어지고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완벽주의와 강박증은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본질은 다르다. 서 원장은 “완벽주의는 결과나 기준에 대한 주도적 집착에서 비롯되지만, 강박증은 불쾌한 감각을 해소하기 위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정렬 강박이 있는 경우, 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뭔가 이상하다’는 강한 불편함을 느끼지만 이는 결과와 관계가 없다.
강박증은 단순한 스트레스나 성격 문제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서 원장은 “스트레스는 증상을 유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할 뿐, 본질적 원인은 아니다”라며 “강박은 뇌가 특정 자극에 과잉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신경계 패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마음을 비우거나 취미생활을 권하는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뇌의 반응을 다르게 해석하고 조절하는 훈련이 치료의 핵심이다.
결국 강박증은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닌 뇌의 반응 패턴 문제다. 서 원장은 “환자와 주변 모두가 강박증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신경계 패턴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조언했다. 강박을 단순히 억제하려 하기보다, 감각을 관찰하고 반응을 조절하는 방식이 치료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