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부자극술(DBS), 발작 70%↓ 인지 손상 없이 가능

건강·의학 > 의학·질병

뇌심부자극술(DBS), 발작 70%↓ 인지 손상 없이 가능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13 09:45

[Hinews 하이뉴스] 두 가지 이상 약물로도 월 1회 이상 발작이 지속되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 중 상당수는 뇌 절제 수술이 어렵다. 이런 환자에게 뇌심부자극술(DBS)은 중요한 치료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기억과 인지 기능 핵심 부위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인지 저하 우려가 따라왔다.

DBS는 발작을 일으키는 뇌 부위에 두께 1mm 전극을 삽입해 미세 전류를 흘려 뇌를 안정화시키는 시술이다. 손영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시상전핵 DBS 12명, 해마 DBS 10명을 시행하고 최소 18개월, 평균 약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인지 기능이 저하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됐음을 확인했다.

시상전핵 DBS는 광범위 전측두엽 뇌전증에, 해마 DBS는 양측 측두엽 뇌전증에 적용됐다. 발작 감소율은 시상전핵 DBS 73.05%, 해마 DBS 76.76%로 나타났고, 기억력, 언어능력, 주의력, 실행기능 등 모든 인지 영역에서 유의한 저하가 없었다. 우울감과 불안 지수 역시 악화되지 않았다.

손영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손영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이번 연구는 DBS의 안정성과 장기 치료 가능성을 입증했다. 환자의 뇌전증 특성과 목표 부위에 따라 최적 자극 지점을 선택할 수 있으며, 3년 이상의 추적관찰로 안전성이 확인됐다. 손영민 교수는 “인지 핵심 구조를 자극해도 인지 기능이 보존됨을 확인했다. 이제 환자에게 자신 있게 DBS를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국내 다기관 연구와 개인 맞춤 자극 프로토콜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제2기 뇌전증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환자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편견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