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효성 조현준 회장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대규모로 증설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기지로 육성한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공장에 1.57억달러(약 2300억원)를 추가 투자해 2028년까지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이미지 제공=효성)
이번 투자 결정은 AI 시대 전력 인프라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적기 공급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공장 인수 이후 3차례의 증설을 포함해 약 3억달러(약 4400억원)를 투자했으며, 이번 증설로 미국 내 최대 초고압 변압기 공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 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며,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 왔다.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 변압기 중 절반 가까이가 효성중공업 제품이다.
미국은 노후 전력 설비 교체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변압기 시장 규모는 연평균 7.7% 성장해 2024년 약 122억달러(약 17.8조원)에서 2034년 약 257억달러(약 37.5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주요 전력 사업자들은 전체 전력수요(약 750GW)의 약 15.5%에 해당하는 116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확정하고 있으며, 2040년까지 309GW 추가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765kV 고압 송전망 확충 계획이 본격화됨에 따라 시장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증설을 통해 대용량 전력 설비의 적기 공급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전력시장에서 공급망 지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투자에 따라 기술력·현지 생산·공급 역량을 갖춘 미국 최대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기지를 구축하게 되었으며, 글로벌 전력기기 빅4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초고압 변압기는 전력 송전의 첫 단계에서 전압을 변환하는 핵심 설비로, 전력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번 증설은 의미가 크다.
조현준 회장은 미국 시장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주목하고 2020년 멤피스 공장을 과감하게 인수했다. 그는 AI 발전에 따른 산업 구조 재편 속에서 전력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글로벌 시장에서 효성중공업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조 회장은 “전력 산업의 미래는 설비뿐만 아니라, 전력 흐름과 저장, 안정성을 통합 관리하는 역량에 있다”며, “이번 증설을 통한 북미 시장에서의 위상을 기반으로 글로벌 No.1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세계 각국 지도자 및 IT·에너지 업계 핵심 인사들과 교류하며 글로벌 전력시장 변화 대응 전략을 강화해 왔다. 올해에도 미국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카타르 에너지부 알 카아비 장관, 오라클 CEO 새프라 캐츠, 국제에너지기구 파티흐 비롤 사무총장 등과 협력 논의를 이어왔으며, 미 상원의원 빌 해거티, 테네시주지사 빌 리와도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또한 미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스타게이트 등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받아 검토 중이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25년 3분기 기준 매출 1조6241억원, 영업이익 2198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수주고는 약 1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