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환절기에는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이 높아진다. 이때 나타나는 뻐근한 통증과 다리 저림은 피로로 넘기기 쉽지만, 반복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의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발생하며, 주로 요추에서 나타난다.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허벅지·종아리로 이어지는 저림이 특징이며, 걸을 때 악화되다 허리를 굽히면 잠시 편안해지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이 대표적이다.

경추에서 협착이 생기면 목·어깨 통증뿐 아니라 팔 감각 저하나 힘 빠짐이 동반되기도 한다. 더 진행되면 척수 기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신명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환절기에는 신경이 예민해져 통증이 쉽게 악화된다”며 “초기엔 통증이 가볍고 일시적이라 방치하기 쉬운데, 반복되면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근육통이라 넘기기 쉬운 신호들, 사실은 협착증의 시작

협착증의 가장 큰 원인은 퇴행성 변화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 탄력은 떨어지고, 후관절과 황색인대는 두꺼워지며, 척추 구조물들이 신경 통로를 눌러 협착을 일으킨다.

여기에 장시간 앉는 습관, 구부정한 자세, 체중 증가가 더해지면 신경 압박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불규칙하다는 점이다. 통증이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며칠 쉬면 괜찮아져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좁아진 신경 통로는 자연히 회복되지 않으며 서서히 기능을 떨어뜨린다.

진단은 문진과 신경학적 검사를 시작으로 X선, CT, MRI 등 영상 검사를 통해 협착 부위와 압박 정도를 확인한다. 필요하면 척수조영술을 통해 더 세밀하게 평가해 치료 방향을 정한다.

◇초기 관리·치료 전략, 그리고 의료진의 조언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다. 안정과 약물치료, 물리치료를 병행해 통증을 줄이고, 등척성 운동·코어 운동 등으로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경 압박이 진행됐다는 의미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요추 협착증에서는 두꺼워진 인대나 뼈 구조를 제거해 신경 통로를 넓히는 감압술이 시행되며, 불안정성이 있으면 유합술이나 고정술을 추가한다. 경추 협착증은 전방 또는 후방으로 접근해 압박을 제거하고, 척추 안정성을 확보한다.

신 교수는 “협착증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생활 관리가 더해질 때 치료 효과가 훨씬 좋아진다”며 “증상이 반복되는데도 괜찮겠지 하고 넘기면 회복 시기를 놓치기 쉽다”고 강조했다.

생활 관리 역시 치료만큼 중요하다.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을 줄이고, 허리를 과도하게 굽히는 동작을 피하며, 걷기·스트레칭·코어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면 척추 주변 조직을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체중 관리와 충분한 수분 섭취, 바른 자세 유지도 필수다.

협착증은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지만, 되풀이되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