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만 올라도 숨차다면? 겨울철 악화 쉬운 ‘COPD’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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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만 올라도 숨차다면? 겨울철 악화 쉬운 ‘COPD’ 주의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26 09:00

[Hinews 하이뉴스] 찬 공기가 갑자기 내려오는 시기에는 숨이 가쁘거나 기침이 늘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부담이 큰 계절이다. COPD는 기도와 폐포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며 폐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는 질환으로, 감기나 노화 현상 정도로 생각해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COPD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전체 환자의 약 70~80%가 흡연과 연관돼 있으며, 담배 연기의 유해물질은 폐 조직을 서서히 손상시키고 기도를 좁혀 호흡에 부담을 준다. 이 외에도 분진·가스에 노출되는 직업군, 실내외 대기오염, 반복적인 호흡기 감염 역시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폐는 회복하기 어려운 변화를 겪게 되고, 결국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숨이 차는 상태에 이른다.

겨울철 숨참·기침이 늘었다면 COPD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조기검사와 금연이 악화 예방의 핵심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 숨참·기침이 늘었다면 COPD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조기검사와 금연이 악화 예방의 핵심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계단 오를 때 숨차면 신호일 수 있다... 조기 검사가 중요한 이유


COPD의 대표 증상은 점점 심해지는 호흡곤란이다. 초기에는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 답답함을 느끼는 수준이지만, 진행되면 짧은 거리 걷기나 가벼운 집안일에서도 호흡이 힘들 수 있다. 흡연자는 이를 단순한 흡연 후유증으로 여기고 방치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최준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COPD는 방치 시 산소포화도 저하와 심폐기능 감소가 동반돼 위험해질 수 있다”며 “40세 이상 흡연자나 분진·가스 노출이 잦은 직업군은 폐기능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진단은 비교적 단순한 폐기능 검사로 이뤄진다. 폐활량과 1초간 강제호기량(FEV1)을 측정해 공기 흐름의 제한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 핵심이며, 필요에 따라 흉부 X선·CT 촬영으로 구조적 이상을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폐암, 폐결핵 등 다른 호흡기 질환과의 감별도 가능하다. 조기 발견이 이루어지면 약물치료·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악화를 막고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치료의 핵심은 금연... 생활 관리부터 백신까지

COPD 치료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금연이다. 금연은 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유일한 근본적 조치로, 금연 직후부터 폐 기능 감소 속도가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주로 흡입형 기관지확장제와 흡입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며, 이 약물들은 기도를 넓혀 호흡을 편안하게 하고 악화 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중증 환자라면 산소치료나 호흡재활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규칙적인 근력 운동과 호흡 훈련은 일상 속 활동 능력을 유지하는 데 유효하다.

최준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준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와 함께 감염 예방도 중요하다. COPD 환자는 독감, 폐렴구균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겨울철이나 환절기에는 실내 습도를 40~60% 정도로 유지하고, 외출 시 찬 공기와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기 위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 균형 잡힌 식사 역시 폐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최준영 교수는 “COPD는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평소 숨참 증상이 반복되면 폐기능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금연·정기검진·백신 접종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호흡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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