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잠깐 발목을 삐끗했다고 방심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복적인 발목 염좌는 젊은 나이에도 만성 발목 불안정성을 유발하고, 결국 심각한 발목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구, 축구 등 스포츠는 물론, 일상적인 보행 중에도 쉽게 발생하며, 미국에서는 매년 약 200만 건이 보고될 정도로 흔하다.
김우섭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발목은 한 번 삐면 다시 삐기 쉬운 구조”라며 “정확한 진단과 재활 없이 방치하면 반복 손상과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거나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복 손상이 쌓이면 관절 구조가 변형되고 연골이 닳아 장기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발목 염좌는 발이 비틀리며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손상으로, 주로 발 안쪽으로 꺾이면서 외측 전거비인대가 손상된다. 이 외에도 내측이나 상부(경비인대) 손상도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상부 염좌는 고에너지 충격으로 인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손상 정도는 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나뉘며, 중증의 경우 체중 부하가 불가능할 만큼 통증이 심하다.
반복되는 발목 염좌는 만성 불안정성과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와 재활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초기 치료와 재활, 방치하면 반복 손상
급성 발목 염좌 치료의 핵심은 PRICE 요법(보호·안정·냉찜질·압박·거상)이다. 부상 직후 발목을 보조기나 테이핑으로 보호하고 충분히 쉬는 것이 중요하다. 얼음찜질은 부기와 염증을 줄이며, 탄력 붕대나 압박대로 혈류를 조절하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부기를 완화한다.
김 교수는 “통증이 사라졌다고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다. 인대 손상 후 발목 주위 근육과 신경의 균형 감각이 떨어지면 같은 부위를 다시 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운동 전후 스트레칭과 발목 근력 강화, 균형 감각 훈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덧붙였다.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굽이 높거나 밑창이 얇은 신발은 발목 안정성을 떨어뜨려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발 모양과 활동 특성에 맞는 신발을 신고, 불규칙한 지형에서 운동할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만성 불안정성과 관절염, 조기 진단이 핵심
보존 치료에도 발목이 자주 삐거나 헐거움이 느껴진다면 전문의의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검사나 MRI로 인대 손상을 확인하고, 필요시 수술로 기계적 안정성을 회복한다. 수술은 인대 봉합술, 절개 봉합술, 자가 또는 인조 인대 재건술 등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게 진행된다.
김우섭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 교수는 “수술 후에도 재활 없이는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 근력 강화와 균형 훈련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 발목 불안정성을 방치하면 연골이 닳고 뼈 구조가 변형돼 관절염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발목 관절염의 70~90%는 외상성 염좌에서 시작된다.
관절염 치료 방법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체중 부담을 줄이는 과상부 절골술을, 병이 심하면 발목 유합술로 고정하거나, 인공관절 치환술로 움직임을 유지하면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김우섭 교수는 “처음 염좌가 생겼을 때부터 정확한 진단과 충분한 재활을 시행하는 것이 관절염 예방의 최선책”이라며 “한 번 삐면 평생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