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연말 모임이 이어지는 12월, 통풍 환자는 더욱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체온이 떨어지면서 혈액 속 요산 결정이 관절과 주변 조직에 더 쉽게 침착돼 염증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엄지발가락·발목·무릎 같은 관절이 붓고 벌겋게 달아오르며, 주로 밤사이 통증이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손끝만 스쳐도 아플 만큼 통증이 강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국내 통풍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 음주 문화, 운동 부족 등이 겹치며 젊은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비만과 고령 역시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반복 발작을 방치하면 관절이 변형되거나 결절이 생겨 만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신장 기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철 찬 공기와 체온 변화는 요산 결정이 관절에 붙는 속도를 높여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초기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발작이 잦아지고 장기적으로 관절 손상과 신장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연말 과음과 겨울 추위는 통풍 환자의 요산 수치를 높여 발작 위험을 크게 키우므로 꾸준한 약물·생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술·기름진 음식·약물... 발작을 부르는 요인들
통풍 발작의 대표적인 촉발 요인은 과음과 고퓨린 음식이다. 맥주뿐 아니라 대부분의 술은 요산 배설을 방해해 혈중 요산 농도를 끌어올린다. 내장류, 붉은 고기, 등푸른생선, 치킨 등 퓨린이 많은 음식은 염증 반응을 자극해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이뇨제나 저용량 아스피린, 특정 결핵약 등도 요산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어 복용 중이라면 의사 상담이 필요하다.
한 번 시작된 발작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며칠간 지속되기도 한다. 반복되면 관절에 돌처럼 단단한 통풍 결절이 생길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관절 기능이 떨어져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풍 관리, 꾸준함이 관절을 지킨다
통풍 치료는 약물 조절과 생활 관리가 함께 가야 한다. 급성 발작 때는 NSAIDs나 콜히친을 사용해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고, 알로퓨리놀·페북소스타트 같은 요산 강하제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복용해야 요산 수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약을 멈추면 재발 위험이 쉽게 커진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생활 습관에서도 균형이 중요하다. 조깅·수영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도움이 되지만,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요산 생산을 증가시켜 발작을 촉발할 수 있다. 식습관은 퓨린이 많은 음식과 가공식품, 당 음료 등을 줄이고, 저지방·무지방 유제품·곡류·채소·과일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요산 배출을 돕는 기본 관리다.
통풍 발작이 시작됐다면 관절을 높게 올리고 얼음찜질을 하며, 가능한 빠르게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전상현 교수는 “통풍 관리의 핵심은 꾸준한 약물 치료와 식단 조절”이라며 “연말 술자리와 겨울철에도 요산 수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발작을 예방하고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