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AI 위기 속 KT 차기 대표 인선, ‘전문성’이 최우선 기준 돼야

산업 > 산업일반

보안·AI 위기 속 KT 차기 대표 인선, ‘전문성’이 최우선 기준 돼야

한창호 문화경영연구소 소장 (문화경영학 박사, 전 인하대 초빙교수)

기사입력 : 2025-12-03 16:43

(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Hinews 하이뉴스] 최근 발생한 쿠팡의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우리 사회의 디지털 보안 의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기업의 책임 강화를 주문한 것은, 보안이 이제 기업 경영의 부차적인 요소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현재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KT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국가 기간통신망을 운용하는 KT에게 보안은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이기 때문이다.

현재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7명의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확정하고 면접 심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후보군에 과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경영 책임자였던 인사가 포함된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가 보안 사고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강력한 제재를 예고한 상황에서, 과거 보안 이슈로 물러난 이력이 있는 인물이 통신사 수장으로 거론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 잇따른 해킹 사고로 신뢰 회복이 시급한 KT의 상황과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안이 현재의 과제라면, 인공지능(AI)은 미래의 과제다. 현재 정부와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소버린 AI’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와 클라우드 고도화 등 기술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차기 KT CEO에게는 이러한 기술적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단순히 관료 경력이나 정치적 배경만으로는 급변하는 AI 기술 경쟁을 지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결국 KT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리더십의 조건은 명확해 보인다. 통신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 트렌드와 보안 역량을 두루 갖춘 경영자여야 한다. 이분법적인 내부 출신 논란이나 정치적 고려보다는, 실질적으로 회사의 위기를 관리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검증된 실력’이 인선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기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융합형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달 중 KT 이사회는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하게 된다. 이번 결정은 KT가 과거의 논란을 딛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AICT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사회가 외부의 시선이나 이해관계가 아닌, 오직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주주 가치 제고라는 원칙 아래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

한창호 문화경영연구소 소장 (문화경영학 박사, 전 인하대 초빙교수)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