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 극심한 아토피, 열독(熱毒) 다스리고 생활 관리 병행해야 [조용훈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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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움 극심한 아토피, 열독(熱毒) 다스리고 생활 관리 병행해야 [조용훈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18 10:00

[Hinews 하이뉴스] 건조한 바람이 부는 겨울철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다. 피부의 수분 함유량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각질이 일어나고,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이 온몸을 휘감기 때문이다. 특히 밤이 되면 증상이 심해져 잠을 설치기 일쑤고, 무의식중에 긁다가 피가 나고 진물이 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아토피는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많은 환자가 스테로이드 제제나 보습제에 의존해 증상을 가라앉히려 노력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 컨디션이 나빠지거나 계절이 바뀌면 다시 증상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아토피의 주된 원인을 체내에 과도하게 쌓인 ‘열독(熱毒)’과 면역 체계의 교란으로 본다. 스트레스, 인스턴트 위주의 식습관, 환경 오염 등으로 인해 몸 안에 독소와 열이 쌓이면, 피부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붉은 발진과 가려움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또한 피부의 방어벽 역할을 하는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외부 자극에 취약해져 염증이 쉽게 발생한다.

조용훈 미소로한의원 분당점 원장
조용훈 미소로한의원 분당점 원장
따라서 한방 치료는 체내에 축적된 열독을 배출하고, 무너진 면역 밸런스를 바로잡는 데 중점을 둔다. 환자의 체질에 맞춘 한약 처방을 통해 내부 장기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피부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 재생을 돕는다. 이와 함께 약침과 침 치료를 병행해 국소 부위의 염증을 진정시키고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만든다.

치료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참기 힘든 가려움을 완화하고 피부 자극을 줄이는 생활 관리다. 가려움증은 피부 온도가 높아질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실내 온도는 20~22도 정도로 약간 서늘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 극심할 때는 무작정 긁기보다 차가운 물수건이나 아이스팩을 수건에 감싸 환부에 대주는 ‘냉찜질’이 도움이 된다. 이는 피부의 열감을 내리고 감각을 둔하게 하여 가려움을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목욕 후에는 수분이 날아가기 전인 ‘3분 이내’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 보호막을 형성해 주어야 한다.

의류 선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에 직접 닿는 옷은 거친 모직이나 합성 섬유보다는 부드러운 순면 소재를 선택하고, 너무 꽉 끼는 옷은 피해야 한다. 손톱은 항상 짧고 둥글게 깎아 무의식중에 긁더라도 상처가 깊게 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2차 감염을 막는 방법이다.

아토피는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는 조급함보다는, 꾸준한 치료와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내 몸의 면역력을 기르는 긴 호흡이 필요한 질환이다. 체내의 열을 다스리고 피부를 세심하게 관리한다면, 지긋지긋한 가려움에서 벗어나 편안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글 : 조용훈 미소로한의원 분당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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