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 키우면 더 아프다… 척추질환은 ‘타이밍 치료’가 답 [이동엽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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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 키우면 더 아프다… 척추질환은 ‘타이밍 치료’가 답 [이동엽 원장 칼럼]

김국주 기자

기사입력 : 2025-12-26 15:40

[Hinews 하이뉴스] 척추질환은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치료가 복잡해지고 회복은 느려진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척추질환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척추질환자는 2020년 약 891만 명에서 2024년 972만 명으로 증가했다. 수치가 말해주듯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은 이제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흔한 증상이 됐다.

참포도나무병원 척추센터 이동엽 원장
참포도나무병원 척추센터 이동엽 원장

척추질환의 공통된 특징은 ‘진행성’이다. 초기에 국소적인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병변이 넓고 깊어져 신경 압박이 심해지고 일상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허리디스크는 자세 불균형, 외상, 운동 부족 등으로 디스크가 밀려나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과 저림을 유발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며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보행 시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일정 거리 이상 걷다 보면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굽히면 완화되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은 협착증을 의심해야 하는 신호다.

중요한 점은 척추질환이라고 해서 곧바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수술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전체 환자의 4~5% 수준에 불과하다. 허리디스크 환자의 90% 이상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초기에는 활동 조절과 함께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치료가 기본이 되고, 증상이 지속되면 경막외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 같은 단계적 중재 치료를 적용한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지속되거나 신경 증상이 진행될 때에만 수술을 신중하게 고려한다.

최근에는 병변을 정밀하게 확인하면서도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 협착증이나 디스크 질환에서도 환자의 상태와 병변 위치에 따라 비수술 치료부터 최소침습적 수술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핵심은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단계별 치료를 적용하고, 통증 조절 이후에는 근력 회복과 재활로 다시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허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리 저림, 감각 이상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않는 판단이 필요하다. 증상이 가벼울 때 시작한 치료가 오히려 회복을 앞당기고, 치료 부담을 줄인다. 생활 습관 관리도 치료만큼 중요하다.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을 줄이고, 허리를 과도하게 굽히는 동작을 피하며, 걷기와 스트레칭, 코어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면 척추 주변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척추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참는 시간이 아니라 치료에 들어가는 타이밍”이라며 “정확한 진단 후 비수술 치료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접근이다.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척추질환은 서서히 진행되지만, 결과는 결코 서서히 오지 않는다. 통증을 참고 버티는 대신, 지금의 신호를 읽고 맞는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선택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다.

(글: 참포도나무병원 척추센터 이동엽 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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