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치료, 전신 균형·회복력 저하 관점에서 접근해야 [이선호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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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치료, 전신 균형·회복력 저하 관점에서 접근해야 [이선호 원장 칼럼]

김국주 기자

기사입력 : 2025-12-26 16:40

[Hinews 하이뉴스] 많은 질병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그중에서도 어지럼증은 일상 전반을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눈앞이 흔들리고 몸의 균형이 무너지는 감각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불안과 공포로 이어지기 쉽다. 수술적 치료가 어렵고,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도 환자들의 고통을 키운다.

춘천 거두리한의원 이선호 원장
춘천 거두리한의원 이선호 원장

어지럼증은 크게 회전성 어지럼증과 비회전성 어지럼증으로 나뉜다. 회전성 어지럼증(현훈, Vertigo)은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이 특징이며, 머리를 움직일 때 증상이 악화되고 구역감이나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뇌간·소뇌 등 중추신경계 이상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비회전성 어지럼증(Dizziness)은 빙글빙글 도는 느낌보다는 붕 뜬 듯한 느낌, 흔들림, 불안정감, 멍한 느낌이 주된 증상이다. 주로 스트레스, 불안, 만성 피로 등과 연관된다. 이 두 가지 양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 바로 PPPD(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증)다.

PPPD는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비회전성 어지럼증으로, 서 있거나 걸을 때, 자세를 바꿀 때, 혹은 복잡한 시각 자극이 주어질 때 증상이 심해진다. 영상 검사나 전정 기능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은 “이상은 없는데 계속 어지럽다”는 답답함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특히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 등 회전성 어지럼증을 겪은 이후 PPPD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어지럼증을 담(痰), 간양상항(肝陽上亢), 기혈허(氣血虛), 신허(腎虛) 등으로 나누어 접근한다. 담은 체내에 쌓인 노폐물로 감각을 흐리게 하고, 간양상항은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신경계를 과도하게 흥분시키며, 기혈허는 체력 저하로 균형 유지 능력을 떨어뜨린다. 신허는 노화나 만성 소모와 연관돼 장기적인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이처럼 한의학은 어지럼증을 단순히 ‘어지럽다’는 증상 하나로 보지 않고, 전신의 균형과 회복력 저하라는 관점에서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상태에 맞춘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만성 어지럼증은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넘어짐이나 충돌 등 2차적인 사고 위험도 높인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의료기관을 찾아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춘천 거두리한의원 이선호 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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