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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유통 침체 속 하이마트의 PB 전략

이상호 기자

기사입력 : 2025-12-29 16:15

[Hinews 하이뉴스] 국내 가전 유통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롯데하이마트가 자체 브랜드(PB)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제조사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채널에서 벗어나, 상품 기획과 가격,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브랜드형 유통사’로 역할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최근 선보인 신규 PB 브랜드 ‘플럭스(PLUX)’는 이러한 전략 변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이마트는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 가전 유통 구조의 한계, 온라인 플랫폼과의 가격 경쟁, 소비 위축이라는 복합적인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제조사 주도의 유통 구조에서는 가격과 마진을 스스로 조정하기 어렵고, 차별화 요소를 만들기 힘들다는 점이 구조적 약점으로 작용해 왔다. 하이마트가 PB 전략을 다시 꺼내든 배경에는 이러한 한계를 근본적으로 돌파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국내 가전 유통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롯데하이마트가 자체 브랜드(PB)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제조사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채널에서 벗어나, 상품 기획과 가격,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브랜드형 유통사’로 역할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최근 선보인 신규 PB 브랜드 ‘플럭스(PLUX)’는 이러한 전략 변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국내 가전 유통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롯데하이마트가 자체 브랜드(PB)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제조사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채널에서 벗어나, 상품 기획과 가격,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브랜드형 유통사’로 역할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최근 선보인 신규 PB 브랜드 ‘플럭스(PLUX)’는 이러한 전략 변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플럭스는 2016년 출시된 기존 PB ‘하이메이드’를 전면 개편한 브랜드로, 약 9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리뉴얼이다. 단순히 브랜드명을 바꾼 것이 아니라, 타깃 고객과 상품 구성, 가격 전략, 서비스 방식까지 전반을 다시 설계했다는 점에서 이전 PB와 결이 다르다. 플럭스는 기능 경쟁보다는 실제 사용 환경에 초점을 맞춰, 불필요한 사양을 줄이고 일상에 꼭 필요한 성능을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했다.

특히 1~2인 가구를 주요 타깃으로 삼은 점이 눈에 띈다. 가구 구조의 소형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대형·고기능 위주의 기존 가전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시장 변화를 반영했다. 냉장고, 세탁기, TV, 청소기 등 주요 제품군은 소형 또는 중형 모델 위주로 구성됐으며, 가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실사용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동형 TV나 초경량 청소기 등은 공간 활용성과 사용 편의성을 강조한 대표적인 사례다.

하이마트는 PB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줄이기 위해 사후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중소형 가전에는 3년, 대형 가전에는 최대 5년의 무상 A/S를 제공하며,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서비스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PB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사후 관리 문제를 보완하는 동시에, 하이마트가 보유한 유통 인프라를 브랜드 경쟁력으로 전환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PB 전략은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제조사 제품 위주의 판매 구조에서는 마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PB는 가격과 수익성을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어 실적 개선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 하이마트 내부에서는 PB가 단순한 보조 상품이 아니라, 매장 방문을 유도하고 가격대별 선택지를 넓히는 핵심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는 프리미엄 제조사 제품과 합리적 가격의 PB 제품을 한 공간에서 비교할 수 있고, 이는 구매 전환율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하이마트의 PB 강화는 개별 기업의 전략을 넘어 국내 유통 산업 전반의 변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소비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단순 중개 역할에 머무는 유통사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유통사가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브랜드 가치를 쌓아가는 방향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가 됐다.

플럭스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하이마트가 선택한 해법이다. 제조사와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는, 소비자의 실제 사용 환경과 가격 민감도를 정확히 겨냥해 빈틈을 메우는 전략에 가깝다. 유통사의 역할을 ‘파는 곳’에서 ‘만드는 곳’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하이마트의 PB 전략은 중장기적인 체질 개선의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플럭스는 단순히 가격을 낮춘 가전이 아니라, 고객의 생활 방식과 사용 경험을 기준으로 다시 설계한 브랜드”라며 “PB를 통해 하이마트만의 경쟁력을 축적해 나가고,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leesh@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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