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 이형성증, 원추절제술 부담된다면? ‘PDT’ 비수술 치료 고려 [진찬희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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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 이형성증, 원추절제술 부담된다면? ‘PDT’ 비수술 치료 고려 [진찬희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30 11:47

[Hinews 하이뉴스] 최근 20~30대 젊은 여성층에서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인 ‘자궁경부 이형성증’ 진단 빈도가 높아지며 정기 검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자궁경부 이형성증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등으로 인해 자궁경부 상피세포가 변형되는 질환으로, 이를 방치할 경우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대처가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자궁경부 이형성증 중등도 이상의 단계에서는 병변 부위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원추절제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시행되어 왔다. 원추절제술은 병변을 명확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궁경부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적 특성상 자궁경부의 길이가 짧아질 수 있다는 위험이 따른다. 이는 추후 임신 시 조산이나 유산의 원인이 되거나 자궁경부 무력증을 유발할 수 있어, 향후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가임기 여성들에게는 치료 결정에 있어 큰 고민거리가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진찬희 제이산부인과 원장
진찬희 제이산부인과 원장
이러한 수술적 치료의 부담을 줄이고 자궁경부의 기능을 보존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개원가에서는 ‘광역동 치료(PDT, Photodynamic Therapy)’가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PDT는 광과민제를 체내에 주입하거나 병변 부위에 도포한 후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조사하여 비정상적인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자궁경부 이형성증 치료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병변의 제거와 동시에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이다. PDT 치료는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형성 세포와 HPV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여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리적인 절제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궁경부의 형태와 기능을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혼 여성이나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들에게 적합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광역동 치료(PDT)는 전신 마취나 절개 과정이 필요 없어 통증과 출혈에 대한 환자들의 신체적 부담이 현저히 적은 편이다. 시술 시간이 짧고 별도의 긴 회복 기간이 필요하지 않아, 바쁜 직장인이나 육아로 시간 내기 어려운 여성들도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특히 PDT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병변만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수 약물과 레이저의 광화학적 반응을 통해 병의 근본 원인인 HPV 바이러스의 활성도를 낮추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는 병변 치료와 동시에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데에도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다만, 모든 자궁경부 이형성증 환자에게 PDT 치료가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의 자궁경부 상태, 이형성증의 진행 단계, 바이러스의 유형 등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병변이 깊거나 침윤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원추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가 우선 고려돼야 할 수도 있다.

무조건 특정 치료법을 고집하기보다는 숙련된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개인의 병변 위치와 크기, 깊이 등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HPV는 성별과 관계없이 흔하게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이며, 면역력이 저하되면 언제든 재활성화될 수 있다.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바이러스 소실 여부를 확인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면역력 관리를 통해 자궁 건강을 꾸준히 돌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자궁경부 이형성증 치료법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만약 검진 결과 이상 소견을 들었다면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미루지 말고, 자궁 보존적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아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여성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글 : 진찬희 제이산부인과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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