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연행해 미국으로 이송한 사건은 단순한 외교·안보 이슈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금융시장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에는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막대한 석유 자원이 자리 잡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확인 원유 매장량을 가진 국가다. 다만 장기간의 제재, 정치적 혼란, 국영 석유산업의 붕괴로 실제 생산량과 수출은 크게 위축돼 있었다. 미국이 현직 대통령을 직접 연행하는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정치적 명분과 함께,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통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의 정권 구조가 흔들릴 경우 향후 석유 생산·수출 구조가 미국과 서방 중심으로 재편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이로 인해 국제 석유시장은 즉각적인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자체가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중남미 주요 산유국에서 발생한 군사·정치적 충돌은 시장에 위험 프리미엄을 얹는 방식으로 반영돼 왔다. 중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정상화 가능성이 변수다. 생산 설비는 노후화돼 있고 대규모 투자 없이는 증산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세계 공급 구조를 바꿀 수준의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정치적 안정이 확보되고 미국과 서방 자본이 본격 유입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석유 공급 여력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석유 가격의 변화는 세계 경제 전반으로 파급된다. 유가가 상승할 경우 운송비, 제조 원가, 에너지 비용이 동시에 오르며 각국의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한다.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부담을 주고,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무역수지 악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된다. 반대로 산유국과 에너지 수출국은 재정 여력이 개선될 수 있으나, 글로벌 차원에서는 국가 간 경제 격차와 불균형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은 ‘현직 대통령 연행’이라는 전례 없는 조치가 미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변동성 증가가 불가피하다.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조정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업종별로는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관련 기업과 방산 업종은 상대적으로 수혜 기대가 부각될 수 있는 반면, 항공·운송·소비재 등 유가 상승과 글로벌 불확실성에 취약한 업종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 개입 노선이 향후 외교·통상 정책 전반에 어떤 방향성을 가질지에 대한 경계심도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
미국 주식시장의 변화는 한국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 증시는 대외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자본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미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한국 증시에서도 자금 이탈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유가 상승 국면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이는 제조업과 수출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수입 물가와 물가 전반에도 부담이 전이될 수 있다.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태는 미국이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국가 주권의 경계를 어디까지 넘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이는 글로벌 질서와 국제 규범에 대한 논쟁을 촉발하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상시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석유라는 단일 자원이 국제 정치, 금융시장, 실물 경제를 동시에 흔드는 구조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한 국제 금융시장 전문가는 “베네수엘라 사태는 석유 공급 그 자체보다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자산 가격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미국 주가의 변동성 확대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어, 당분간 글로벌 시장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보기 어려운 국면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