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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구조'가 면역 유전자와 약물 반응 좌우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1-12 10:14

[Hinews 하이뉴스] 유전체는 단순한 실처럼 늘어선 DNA가 아니라, 접히고 연결된 3차원 입체 구조를 갖는다. 이 구조는 특정 유전자가 언제, 얼마나 강하게 작동할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김형표·이은총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팀은 CD4⁺ T 세포를 대상으로 DNA 구조 변화가 면역 유전자 작동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DNA 구조를 조율하는 핵심 단백질인 CTCF의 일부 기능을 제거한 세포를 만들고, 정상 세포와 비교했다. 그 결과, CTCF 기능이 약화된 세포에서는 유전자와 조절 부위(인핸서) 간 공간적 연결이 무너지고 재편성되면서 유전자의 작동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즉, 단순히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공간적 연결이 제대로 유지돼야 면역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DNA 3차 구조가 면역 유전자 작동과 약물 반응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정밀의학 연구에 기초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DNA 3차 구조가 면역 유전자 작동과 약물 반응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정밀의학 연구에 기초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면역 유전자 작동 속도까지 조절


유전자 작동은 RNA 중합효소가 DNA를 따라 이동하며 정보를 읽는 과정이다. 연구팀은 연결 구조가 안정적인 유전자에서는 작동이 빠르게 이어지지만, 구조가 깨진 유전자에서는 RNA 중합효소가 잠시 멈추는 현상이 길어져 전체 작동 속도가 느려짐을 발견했다.

이 같은 결과는 유전체의 입체 구조가 단순히 유전자의 켜짐·꺼짐 여부뿐만 아니라, 면역세포 반응 속도까지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면역세포가 외부 자극이나 약물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DNA 구조의 안정성은 면역 효율과 직결되는 셈이다.

(왼쪽부터) 김형표 연세대 의과대학 열대의학교실 교수, 이은총 의생명과학부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왼쪽부터) 김형표 연세대 의과대학 열대의학교실 교수, 이은총 의생명과학부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약물 반응과 정밀의학 가능성


연구팀은 이어 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을 CD4⁺ T 세포에 적용한 결과, DNA 구조 변화에 따라 같은 약물에도 유전자 전사 반응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사람마다 약물 반응이 다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기초 근거를 제공하며,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 발전에도 중요한 단서를 준다.

김형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를 평면적으로 보는 기존 접근을 넘어, 입체적 연결 네트워크 관점에서 면역 작동과 약물 반응을 이해해야 한다는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며 “면역질환 연구뿐 아니라, 약물 반응 차이를 설명하고 개인 맞춤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핵심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체 입체 구조가 면역 유전자 작동과 약물 반응을 동시에 조절한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보여주며, 정밀의학과 면역질환 연구의 새로운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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